새내기 학부모를 위한 역사박물관

국립진주박물관+진주성

박물관은 딱딱하고 재미없는 곳, 이라는 편견은 어릴 적 경험에서 출발한다. 수학여행 중 벼락치기처럼 만나는 박물관은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구체적 계획 없이 백화점 가듯 부모 손에 끌려간 아이들은 지루해하거나 오히려 역사에 흥미를 잃기도 한다.

박물관은 자세히 오래 들여다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기준은 있다. 평소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주제에 따라 박물관을 정하고, 그에 맞는 유물을 선택하는 게 좋다. 1층부터 꼭대기 층까지 둘러보겠다는 마음으로 무리하게 일정을 잡으면 부모도 아이도 힘들어진다.

박물관 선택이 고민이라면 먼저 국립박물관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방법이다. 국립박물관 하면 방대한 유물과 어렵고 복잡한 역사 이야기부터 떠오를 수 있다. 하지만 국립박물관이 모두 국립중앙박물관 같은 건 아니다. 시대나 주제가 뚜렷해 접근하기 쉬운 박물관도 제법 있다. 이를테면 국립진주박물관처럼 말이다.

국립진주박물관 놋쇠미늘 갑주

거북선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모형

경남 진주성 내에 자리한 국립진주박물관은 국내 최대의 임진왜란 전문 박물관이다. 임진왜란에 관한 유물을 집중적으로 모아둬 그 시대를 구체적으로 떠올려보는 ‘역사적 상상력’을 기르기에 좋다. 또 이순신 장군이라는 소재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도 충분하다.

박물관에는 임진왜란 당시의 상황을 살필 수 있는 다양한 유물이 전시돼 있다. 천자총통(보물 제647호)과 중완구(보물 제858호) 같은 무기류에서 이순신 장군의 친필 서명이 담겨 있는 <최희량임란첩보서목>(보물 제660호), 거북선과 판옥선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모형 등 그 수가 3500여 점에 이른다.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도록 설치한 디오라마와 전돌 등의 탁본 체험도 흥미롭다.

보물 제660호 최희량임란첩보서목. 정유재란 중의 전투승리 보고서로 충무공의 친필이 담겨 있다

전시 유물을 모두 관람하고 나면 진주성을 둘러보자. 박물관에서 보고 배운 역사를 그대로 공유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또 다른 역사적 순간에 관해 공부하게 된다.

진주성은 임진왜란이 발발한 1592년 김시민 장군이 이끄는 군사와 성민 3800여 명이 왜군 2만여 명을 물리친 진주대첩의 현장이다. 비록 이듬해 2차 진주성 싸움에서 성이 함락되는 비운을 맞았지만, 왜군에 맞서 싸운 군·민의 충절과 논개의 의로운 죽음은 마음을 숙연하게 한다.

진주성 건너편에서 바라본 촉석루

논개가 왜장을 수장시킨 순간을 목격한 의암

촉석루 옆 의기사 안에 모셔진 논개의 영정

진주성에서 먼저 둘러봐야 할 곳은 촉석루(경상남도 문화재자료 8호)와 의암(경상남도 기념물 235호), 의기사(경상남도 문화재자료 7호) 등이다. 촉석루는 밀양의 영남루, 평양의 북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으로 꼽히는 영남 제일의 명승이다. 의암은 진주성이 함락된 뒤 논개가 왜장을 껴안고 남강에 몸을 던진 바위다. 논개의 영정을 모신 의기사는 촉석루 오른쪽에 있다. 열 손가락에 가락지를 끼고 있는 논개의 모습에서 단호한 결의가 느껴진다.

주소 경남 진주시 남강로 626-35(진주성 내)

관람시간 9시~18시(주말 및 공휴일 9시~19시, 4월~10월 매주 토요일 21시까지 야간개장)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관람요금(진주성 입장요금)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 초등학생 600원, 7세 미만 무료

전화 055-740-0698 홈페이지 jinju.museum.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