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 바로가기 주 메뉴 바로가기 부 메뉴 바로가기
  • 정보공개

  • 국민참여

  • 사업

  • 알림

  • 공사

통합검색
국문 > 알림 > 청사초롱 > 최신호

최신호


2019.3,4vol.500

대한민국의 구석구석 청사초롱이 밝혀드립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발행되는 월간지 청사초롱은 한국관광산업의 현황과 여행정보 및 관광공사, 지자체, 업계등의 소식을 전합니다.
발행호 478 호

2017.03.07

올해도 어김없이 그곳이 있길, 그곳에 있길

올해도 어김없이 그곳에 있길, 그곳에 있길 

 

 

꽃피는 봄날만 되면 가슴 두근거리며 마음속에 그리는 또렷한 풍경이 하나 있다.

처음 만났던 이후로 해마다 봄이면 거기 가는 걸 한 번도 거르지 않았으니 올해로 8년째.

왜 그런 곳이 있지 않은가.

그 앞에 서면 소중한 이들을 데려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

길 가다 마주친 낯선 이들마저도 소매를 잡아 이끌고 싶은 곳 말이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 켠으로는 그렇게 데려간 사람이 절대 소문만은 내지 말아줬으면 하는 곳….

거기가 바로 그런 곳이다.

 

글, 사진 박경일(문화일보 여행전문기자)

 

진달래 벚꽃이 만발한 잠두마을 옛길을 따라 걷는 한 사람 

초록빛 나무들로 둘러싸인 금강 

 

 

전북 무주군 부남면 도소 마을에서 무주읍 서면 마을까지.

금강의 물길을 따라가는 도합 19km의 길이 있다. 이른바 ‘금강 마실길’이다.

이 길 중에서 가장 황홀한 봄날의 장면이 펼쳐지는 구간이 바로 무주읍 용포리의 ‘잠두마을 옛길’이다.

누구는 봄날 최고의 경치로 양쪽의 벚나무 가지들이 손을 맞잡아 긴 꽃 터널을 이루는 쌍계사의 벚꽃길을 꼽고,

다른 이들은 매화 만발한 전남 순천 선암사의 따스한 봄날을 으뜸이라고 하지만,

봄날의 그윽한 정취로 보자면 여기 잠두마을 옛길이 한 수 위다.

봄꽃이 축포처럼 터지기 시작하면 다른 명소들은 북새통을 이루지만,

잠두마을의 옛길은 봄의 한복판에도 고즈넉하다.

이곳의 매혹적인 경관을 사람들이 몰라보는 게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 다행스럽기도 하다.

 

 

벚꽃길을 따라 걷는 등산객 

벚꽃을 가까이 찍은 사진 

 

 

 

고요한 강변을 따라가는 잠두마을 옛길은 한 폭의 풍경화 속으로 드는 길이다.

신록이 물든 활엽수의 이파리들이 순한 초록을 거울처럼 찍어내는 고요하고 맑은 강물 곁으로

탄력 있는 흙길이 이어진다. 봄이 무르익으면 벚나무는 분분히 흰 꽃잎을 날리고 군데군데

붉은 복사꽃이 피어난다. 발치 아래는 팝콘처럼 피어난 조팝나무 꽃의 차지다.

오래 묵은 흙길의 탄력이 발바닥으로 느껴지고, 새소리가 귀를 간질이는 길이다.

금강을 끼고 있는 전북 무주의 옛길들은 다 그렇다.

길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금강 위로 다리가 놓이면서 옛길은 한순간에 죄다 흐려졌다.

산 깊은 무주에서 금강 물줄기는 가파른 벼랑을 치고 간다.

강을 건널 수 없었던 옛길은 당연히 그 벼랑의 비탈면을 따라 마을과 마을을 이었다.

강물 위로 거대한 콘크리트 다리가 놓이자 옛길은 쓰임새를 잃고 묵은 길이 되고 말았다.

본래 ‘이쪽과 저쪽을 잇는 것’이 길의 목적이라면

불편하기 짝이 없던 옛길은 마을 사람들의 추억 속에나 남아있을 것이었다.

 

 

 

초록빛 나무들로 둘러싸인 금강을 바라보는 한사람 

 

 

 

금강의 옛길이 아름다운 것은 그 때문이다.

옛길은 차근차근 넓혀져 대로가 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이리저리

손을 대다 헝클어져 버리지도 않았다.

어느 날 한순간에 강에 다리가 놓이면서 한꺼번에 송두리째 잊히고 말았다.

그렇게 옛길은 시간이 딱 멈춰버린 것처럼 시간 속에 잠겼고

그 자리에서 봄꽃과 신록들은 저희들끼리 어울려 흐드러진다.

이런 사연을 알고 본다면 금강 변에서 옛길을 찾는 건 쉽다.

지도를 펴고 강을 건너는 다리를 다 지워버린 뒤

강변의 마을과 마을 사이에 모두 옛길이 있었다고 보면 된다.

옛길은 자취는 희미하지만 경관은 무릎을 칠 정도로 빼어나다.

번듯한 아스팔트 도로가 최단거리를 고집하느라 훌쩍 지나쳐버리는

깊숙한 곳들의 아름다움을 그 길은 보여주기 때문이다.

봄날 보석처럼 반짝이는 금강변 길이 잠두마을에만 있는 건 아니다.

전북 무주의 내도리에도, 충남 금산의 적벽강에도 있다.

사실 여기는 벚꽃이 피는 4월 초순이 가장 좋다.

그럼에도 이르게 이곳을 소개하는 건 꽃피기를 겨눴다가 ‘꼭 찾아가보시라’하는 마음 때문이다.

 

잠두마을 옛길을 어떻게 찾아 가냐고? 복잡하게 설명할 것도 없다.

차량용 내비게이터에다 다리 이름 ‘잠두교’만 입력해두면

단숨에 그 매혹적인 풍경 앞으로 데려다 준다.

전북 무주읍 공용버스터미널에서 부남행 농어촌 버스를 타면

잠두정류장까지 30분이 채 안 걸린다. 한 번 보면 이듬해까지 잊히지 않을,

봄날의 아름다움 매혹적인 경관이 바로 그곳에 있다.

의견쓰기
0 / 1000 byte
등록
목록
  • 담당자 : 양숙희(홍보팀)
  • 전화 : 033-738-3054
  • 팩스 : 033-738-3881

관련콘텐츠

한국관광공사
26464 강원도 원주시 세계로 10 TEL : (033)738-3000 사업자등록번호 : 202-81-50707
통신판매업신고 : 제 2009-서울중구-1234호
Copyright © KTO. ALL RIGHT RESERVED.
가족친화 우수기업3.0 공공문화정보 우수개방기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WA(WEB접근성) 품질인증 마크, 웹와치(WebWatch) 2022.10.28 ~ 2023.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