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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호


2019.3,4vol.500

대한민국의 구석구석 청사초롱이 밝혀드립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발행되는 월간지 청사초롱은 한국관광산업의 현황과 여행정보 및 관광공사, 지자체, 업계등의 소식을 전합니다.
발행호 482 호

2017.07.06

울릉도, 그 섬을 기억하는 시간 ②마을버스 타고 울릉도 한 바퀴

바닷가가 보이는 해안도로를 따라 가고 있는 마을버스 한대 

울릉도, 그 섬을 기억하는 시간

 

 

②마을버스 타고 울릉도 한 바퀴

 

이튿날, 홀가분한 마음으로 천부행 마을버스에 올라탔다. 일주도로를 따라 섬을 한 바퀴 둘러볼 생각이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관광버스를 탈까 차를 빌려야 하나 고민했다. 관광버스는 주요 명소를 돌며 운전기사가 설명을 해주는 대신 시간에 제약이 있고, 렌터카는 주차 등 신경 쓸 요소가 많아 결정이 쉽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하루를 알차게 보낼까 고민하던 중 숙소 옆 마을버스 정류장이 떠올랐다. 시간표를 살펴보니 보통 40분 간격으로 하루 16~18대가 운행 중이었다. 요금은 한 번 타는 데 1000원~1500원으로 저렴했고 교통카드 사용도 가능했다. 무엇보다 관광버스의 10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금액으로 느긋하게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관광버스, 택시 등으로 늘 북적이는 도동항 

관광버스, 택시 등으로 늘 북적이는 도동항

 

 

버스는 10명 남짓 되는 손님을 태우고 정해진 시간에 도동항을 벗어났다. 도동에서 출발하는 마을버스는 통구미·태하 등을 거쳐 천부로 가는 서북쪽 노선과 저동·봉래폭포·내수전으로 향하는 동쪽 노선으로 나뉜다. 바닷가 주변 볼거리를 챙기기에는 천부행 버스가 알맞다.

울릉터널 앞에서 산길을 올랐다가 다시 터널 반대쪽으로 내려온 버스는 이윽고 바다를 끼고 달리기 시작했다. 왼쪽은 망망대해, 오른쪽은 수직 절벽이거나 가파른 산비탈이 주로 펼쳐졌다. 동해 묵호항 출발 여객선이 들어오는 사동항을 지나 통구미해변에 다다를 때쯤 내릴 채비를 했다. 통구미는 거북바위와 향나무 자생지로 소문난 마을이다. 거북바위는 파도의 침식으로 육지에서 떨어져 나와 형성됐다. 옆에서 보면 마을 쪽으로 기어가는 거북이를 닮았다. 동쪽은 평탄하고 서쪽은 울퉁불퉁한데, 이는 좌우의 암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바위 오른쪽 산자락에는 천연기념물 제48호로 지정된 향나무 자생지가 있다. 조선시대 파견 나온 관리들은 이 일대 향나무를 베어 조정에 토산품을 바쳤다고 한다.

 

거북이가 마을로 기어 올라가는 듯한 모양의 거북바위 

거북이가 마을로 기어 올라가는 듯한 모양의 거북바위

 

향나무 자생지 

향나무 자생지

 

 

다시 버스를 타고 남양리를 지나 태하리 쪽으로 달렸다. 가는 길에 신호등이 있는 일방통행 터널과 태극무늬를 닮은 수층교를 지났다. 영지버섯처럼 보이는 버섯바위와 두 팔 벌린 곰바위를 찾느라 심심할 겨를이 없었다. 물론 지도에 없는 기암괴석에 이름을 붙이는 일도 잊지 않았다.

대풍감을 보기 위해 태하마을에서 내리려는데 옆자리 아주머니가 전망대 공사 소식을 알려줬다. 대신 아주머니는 현포전망대에 가보라고 했다. 그리고는 운전기사에게 근처 적당한 곳에서 차를 세워주라며 부탁까지 해두고 버스에서 내렸다.

 

울릉도 일주도로를 따라 지나가는 버스와 자전거를 타고 가는 한 사람 

바다를 끼고 달리는 일주도로

 

태극무늬를 닮은 수층교 

위에서 보면 태극무늬를 닮은 수층교

 

 

현포전망대는 기대만큼 풍광이 아름다운 곳이었다. 오른쪽으로 현포항과 코끼리바위, 노인봉, 송곳봉이 한눈에 잡히고, 왼쪽에는 대풍감이 저 멀리 모습을 드러내며 아쉬움을 달랬다. 팔각정은 수평선과 눈을 마주치며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기 좋았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 아득하게 펼쳐진 현포마을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현포항까지 슬렁슬렁 걸어가 버스를 타고 종점인 천부항까지 한달음에 달렸다. 나리분지나 석포·관음도로 가려면 천부정류장에서 소형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버스는 노선별로 하루 5~7차례 운행한다.

 

현포전망대 

현포항 전경 

현포전망대와 현포항

 

 

관음도 방면은 아무래도 시간이 빠듯할 것 같아 나리분지행 버스에 올랐다. 나리분지로 향하는 길은 경사가 꽤 가팔랐다. 버스는 두어 차례 꿀렁거리더니 창밖으로 나리분지를 펼쳐 놓았다. 나리분지는 해발 984m의 성인봉 일부가 함몰돼 형성된 지형으로 울릉도에서 유일하게 넓은 평지다. ‘나리’라는 지명은 과거 개척민이 이곳에 자라는 섬말나리 뿌리를 먹은 데서 유래됐다. 종점 근처에 있는 너와집은 울릉도 개척 당시의 가옥 형태를 잘 보여준다. 바람이 강한 울릉도 특성에 맞춰 지붕에 너와를 겹겹이 얹고 무거운 돌로 누른 것이 특징이다.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는 울릉도 유일의 평지인 나리분지 전경 

바깥세상과 단절된 듯 고요한 나리분지. 울릉도 유일의 평지다

 

울릉도의 옛 가옥인 너와집 외관 

울릉도의 옛 가옥인 너와집

 

 

나리분지에 있는 식당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천부 방면 버스에 올랐다. 울릉도는 아직 일주도로가 완성되지 않은 탓에 지나온 길을 고스란히 되돌아가야 한다. 천부에서 다시 한 번 버스를 갈아타고 도동항으로 향했다. 낮에 봤던 풍경들이 또 다른 표정을 짓고 있었다. 창에 머리를 기대고 어스름하게 지는 해를 찬찬히 놓아줬다. 그렇게 찰나의 감탄으로 끝나지 않는 풍경 하나를 가슴에 품었다.

 

남양항 일몰 

버스 안에서 마주친 남양항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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