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제법 가을 냄새를 풍기는 날, 적당한 곳에 아무렇게나 앉아 느긋하게 책을 읽어본 적이 있던가. 가을은 별다른 일 없이 거리만 걸어도 시간이 바람처럼 지나가는 찰나의 계절. 더 늦기 전에 마음의 빈자리를 메워줄 책 한 권을 찾아 ‘경의선 책거리’로 떠나보자. 옛 기찻길을 따라 늘어선 작은 책방들이 달아나지 않을 것 같은 가을의 숲으로 우리를 데려다준다.

                                                                              에디터 박은경  글 지유석(여행작가)  사진 박은경

기찻길 옆 책 산책길, 경의선 책거리

책 향기 물씬 나는 산책길로 가을 소풍을 떠나보자.

• 경의선 홍대입구역 6번 출구
• 야외무대
• 여행산책
• 아동산책
• 문학산책
• 문화산책
• 텍스트의 숲
• 책거리역
• 와우교 전망대

야외 무대

경의선 책거리의 시작점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경의선 책거리 조형물이 바로 눈에 들어온다. 한쪽에는 홍보게시판도 마련돼 있다. 경의선 책거리에서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312일 동안 진행된다. 자세한 일정이 궁금하다면 게시판을 눈여겨보자.

여행산책

여행도서, 취미·실용도서를 전시, 홍보한다. 특히 여행 관련 콘텐츠가 풍부해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국내 여행서의 경우 <대한민국 숨겨진 여행지 100>, <나를 위한 사찰여행 55> 등이 눈에 띈다.

아동산책

미래의 독자인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어린이, 청소년 도서는 물론 교사와 학부모를 위한 책도 갖췄다. 한쪽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소박한 전시도 열린다. 지금은 야생동물이 남긴 흔적들에 대해 알아보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문학산책

시, 소설 등 문학 장르를 주제로 한 도서들을 전시하고 판매한다. 문학전문 출판사 ‘문학동네’가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꼭 한번 읽고 싶었던 책이 많아 고르는 데 어려움을 느낄 정도다. 어떤 책이 좋을지 고민된다면 책방지기에게 도움을 청해보자.

문화산책

그림책 작가전, 여행사진전, 작가와의 대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리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편안하고 여유롭게 둘러보기 좋다. 10월 22일까지는 여성 인권에 관한 전시 ‘내 안의 숨은 이야기, 그림책으로 만나다’가 진행된다.

텍스트의 숲

글자를 형상화한 조형물이다. 아이가 태어나 어른으로 자랄 때까지 꼭 읽어야 할 책 100권에서 인상적인 글귀를 뽑아 만들었다. 밑에서 보면 의미 없는 문자의 조합으로 보이지만, 와우교 전망대에 오르면 그 의미가 명확하게 전달된다.

책거리역

과거 경의선 열차가 서던 역사(驛舍)를 재현한 공간. 앞에는 작은 철길도 재현했다. 간이역 분위기가 아련한 향수를 자극한다. 와우교 아래 조성되어 따가운 가을 햇살을 피해 잠시 쉬었다 가기에도 좋다.

와우교 전망대

와우교는 서대문구 창천동과 동교동을 잇는 다리다. 지난해 교량 개선 사업이 진행되면서 다리 난간을 전망대로 꾸몄다. 전망대에 오르면 마치 기차처럼 줄지어 선 경의선 책거리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 ‘주말여행법’은 작가가 실제 여행한 순서대로 소개하는 여행 코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