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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호


2019.3,4vol.500

대한민국의 구석구석 청사초롱이 밝혀드립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발행되는 월간지 청사초롱은 한국관광산업의 현황과 여행정보 및 관광공사, 지자체, 업계등의 소식을 전합니다.
발행호 493 호

2018.06.08

바람이 불어오는 땅 그 길목에 서다 ①양구

바람이 불어오는 땅 그 길목에 서다


국경에 가로막힌 강원도 변방의 두 땅에 섰다. 분단국가 접경지역이라는 이름의 무게와는 달리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묘한 이질감은 들었지만 두려움이나 비장함과는 결이 달랐다. 눈에만 담고 돌아서야 하는 절경에 서운했고, 선으로 그어진 역사 너머의 세상이 궁금해졌다. 이 땅에 불어오는 바람이, 그렇게 마음에 스며들고 있었다.

글, 사진 박은경



금강산이 머무는 땅, 양구


양구는 인구 2만4000명의 소도시다. 터미널이 있는 읍내를 조금만 벗어나도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산과 수목이 사방을 호위해 어디로 눈을 돌려도 초록이 와 닿는다.

적막하리만치 고요하고 평화로운 이 땅은 한때 날카로운 포탄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6·25전쟁 당시 양구 일원, 지금의 비무장지대(DMZ) 주변에서 벌어진 주요 전투만 9개. 지금 양구에 사는 사람보다 더 많은 군인이 당시 전투에서 산화했다.


양구의 한적한 풍경

양구의 한적한 풍경



전쟁이 남긴 상흔은 안보관광지로 조성된 몇몇 장소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을지전망대와 제4땅굴이다. 두 곳 모두 방문하기 전 신분증을 지참하고 양구통일관에 들러 출입 신청을 해야 한다. 통일관 옆에는 전쟁기념관이 있다. 6·25전쟁 당시 양구 일대에서 있었던 치열한 전투를 영상과 모형을 통해 실감 나게 보여준다.

을지전망대는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에서 가장 가까운 전망대다. 군사분계선 1km 남쪽 가칠봉 능선에 자리했다. 가칠봉은 금강산의 마지막 봉우리로 이곳을 더해야 1만2000봉이 된다는 뜻에서 ‘더할 가(加)’ 자를 썼다고 전해진다.


을지전망대와 제4땅굴 출입 신고서

민통선 안에 있는 을지전망대와 제4땅굴을 보려면 출입 신고를 한 뒤 검문소를 통과해야 한다


전쟁기념관 내부 전시실

양구통일관 옆에 자리한 전쟁기념관





전망대에 올라 서로 맞닿아 있는 남북의 땅을 굽어보면 ‘전쟁’과 ‘평화’ 두 단어가 교차한다. 북쪽으로는 모택동 고지, 스탈린 고지를 지나 매봉, 운봉, 박달봉, 간무봉 등이 가까우면서도 멀게 가슴에 들어온다. 매봉과 운봉 사이로 한 줄기 실오라기처럼 늘어뜨려진 물줄기는 선녀폭포다. 북한이 심리전을 위해 여군을 발가벗겨 목욕시켰다는 웃지 못할 얘기가 전한다.

날이 맑은 날 전망대에 오르면 박달봉과 간무봉 너머로 금강산을 만난다. 금강산이 보일 만큼 청명한 날은 1년에 80일 정도. 4번에 1번은 행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고개를 남쪽으로 돌리면 해발 1100m 이상 산봉우리에 둘러싸인 해안분지(亥安盆地)가 포근하다. 면적 44.7㎢의 거대한 분지 안에 평화로이 자리 잡은 마을이 이색적이다. 커다란 운석이 떨어지면서 생겼을 법한 움푹 파인 독특한 지형 덕분에 ‘펀치볼(Punch Bowl)’이란 별명으로 더 알려졌다. 펀치볼은 화채 그릇이란 뜻이다. 6·25전쟁 당시 한 외국 종군기자가 가칠봉에서 해안분지를 내려다본 뒤 펀치볼이라 불렀고, 그 이름이 여태 이어지고 있다.


펀치볼 마을 전경

펀치볼 마을


펀치볼 마을에서 맛볼 수 있는 시래기 정식

시래기로 밥을 짓고 찬을 만들어 내는 시래기 정식. 펀치볼 마을의 시래기는 부드럽고 맛있기로 소문났다



제4땅굴은 1990년 3월, 양구 동북쪽 26km 지점 비무장지대 안에서 발견됐다. 투명 유리 덮개가 있는 전동차를 타고 땅굴 내부를 관람한다. 땅굴 안은 서늘하다 못해 으스스하다. 천장은 낮고 양쪽 벽은 암반이다. 땅굴 앞에는 안보기념관과 기념탑, 땅굴 수색 당시 지뢰를 밟아 숨진 군견 ‘헌트’의 동상 등이 세워져 있다.


제4땅굴 입구

제4땅굴 입구 포토존

제4땅굴 입구와 포토존




상흔이 지켜준 자연, 상처를 보듬는 예술


양구는 DMZ와 맞닿아 있는 지리적 특성상 깨끗한 자연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중 으뜸은 두타연이다. 두타연은 양구 전체를 통틀어 첫손에 꼽히는 절경이다. 반세기 넘도록 빗장이 단단히 채워졌던 덕에 때 묻지 않은 자연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다.


두타연 탐방이 시작되는 이목정 안내소

두타연 탐방이 시작되는 이목정 안내소



두타연 탐방은 이목정 안내소에서 시작된다. 출입 신고서를 작성하고 위치 추적 목걸이를 받아 민간인 출입 통제선(민통선)으로 들어간다. 비포장도로를 달려 주차장에 도착하면 차를 두고 걷는다. 여기서 10여 m만 내려가면 두타연이다. 금강산에서 발원한 수입천 물줄기가 암벽 사이로 시원하게 쏟아진다. 전망대에 올라서서 감상하는 폭포수도 장관이다. 바윗골을 따라 이리저리 용틀임하는 물줄기가 한반도 모양을 그리며 검푸른 소(沼)로 내리꽂힌다.

오른쪽 암벽 아래에는 커다란 동굴이 입을 벌리고 있다. 금강산 암자에서 수행하던 고승이 관음보살을 만났다는 보덕굴이다. 입구 지름이 10m, 길이가 20m쯤 되는데, 밖에서는 안이 잘 들여다보이지 않아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두타연 암벽 사이로 쏟아지는 수입천 물줄기

두타연 보덕굴 외관 전경

두타연



두타연 주변으로는 생태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조각공원, 전망대 등을 둘러보고 징검다리, 출렁다리를 건너는 기본 코스가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구간별로 일련번호가 1부터 10까지 있지만 굳이 순서대로 걸을 필요는 없다.

1시간여의 짧은 탐방로가 아쉽다면 수입천 상류로 이어지는 비포장길을 따라 좀 더 걸어도 좋다. 숲속 1길과 2길, 두타 1·2교를 차례로 지나며 3.6km를 오르면 하야교 삼거리에 이른다. 남북이 갈라지기 전 금강산을 가던 나들목이다. 여기서 금강산 장안사까지는 35km 남짓 떨어져 있다.


두타연 출렁다리

두타연 출렁다리


두타연 하야교 삼거리

두타연 하야교 삼거리 금강산 가는 길 표지판

두타연 하야교 삼거리 풍경



양구에는 아름다운 자연 못지않게 마음을 보듬는 예술 공간도 있다. 박수근미술관이다.


박수근은 1914년 양구에서 태어났다. 일찌감치 그림에 재능을 보였고 보통학교 무렵 양구의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스케치를 했다. 양구의 소박한 자연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두 그림의 소재가 됐다. 실제로 ‘나물 뜯는 여인’, ‘아기 업은 소녀’ 등 작품의 상당수가 양구를 배경으로 그려졌다.


박수근미술관 야외 전시물

박수근미술관


그가 남긴 작품과 삶의 흔적은 박수근미술관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02년 박수근 생가터에 문을 연 미술관은 전시장을 겸한 기념관과 현대미술관, 파빌리온 등 3개 동으로 이뤄졌다. 기념관에서는 그의 손때가 묻어 있는 사진, 안경, 편지 등 유품과 미공개 스케치, 유화, 수채화, 판화 등의 작품을 만난다. 내년 3월 24일까지 열리는 아카이브 특별전 ‘앉아있던 사람들’도 눈길을 끈다. 박수근은 물론 이중섭, 천경자, 김환기, 이응노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24명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현대미술관과 파빌리온에서는 제2회 박수근미술상 수상작가전이 한창이다. 파빌리온 2층 전시 공간에는 박수근의 아틀리에이자 보금자리였던 창신동 집이 설치작품으로 전시돼 있다. 붓을 들고 서서 아들과 아내를 바라보는 박수근의 표정이 인상적이다.


박수근미술관 전경

박수근파빌리온 외관 전경

전시장을 겸한 박수근기념관과 박수근파빌리온


박수근파빌리온 2층에 재현된 박수근의 서울 창신동 집

박수근파빌리온 2층에 재현된 박수근의 서울 창신동 집



박수근미술관은 전시 내용도 흥미롭지만 공간 자체가 주는 즐거움도 크다. 화강암을 견고하게 쌓아올린 건축물의 투박한 질감이 그의 작품과 많이 닮아 있다. 주변은 자작나무숲, 빨래터 등 박수근의 그림 속 풍경들이 떠오르는 장소들로 채워졌다. 박수근 동상 뒤쪽으로 이어진 언덕에서는 박수근과 그의 아내가 함께 묻힌 묘를 만난다. 묘 앞에 놓인 작고 소박한 돌비석에 아내가 가장 좋아했다는 드로잉 작품 ‘노상’이 새겨져 있다.


박수근과 그의 아내의 묘 앞에 놓인 돌비석

박수근과 그의 아내의 묘 앞에 놓인 소박한 돌비석


박수근미술관 자작나무숲

박수근미술관 자작나무숲






양구 시티투어



양구의 주요 관광지는 대부분 민통선 안에 위치해 신경 써야 할 게 많다. 사전 출입 신청은 물론이고, 군부대 훈련이나 날씨 등으로 입장이 불가능하지는 않은지 여행 당일까지 꼼꼼히 챙겨야 한다. 또 차편이 많지 않기 때문에 대중교통으로 둘러보는 데도 한계가 있다. 양구 시티투어는 이런 걱정을 한 번에 해결해준다. 버스를 타고 두타연, 박수근미술관, 을지전망대 등 양구의 핵심 관광지를 편안하게 누빈다. 문화관광해설사가 동행해 장소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재미도 있다. 033-480-2183, 033-480-2278 www.ygcitytour.kr


펀치볼 코스


양구 해시계

양구자연생태공원 분재원


코스 : 춘천역→양구명품관→해시계→통일관(전쟁기념관)→을지전망대·제4땅굴→양구자연생태공원→춘천역

매주 일요일 출발 / 1인 8000원(식사 및 입장료 별도)



두타연 코스


두타연 계곡 풍경

양구 선사박물관


코스 : 춘천역→양구명품관→박수근미술관→중식→두타연→선사·근현대사박물관→양구명품관→춘천역

매주 토요일 출발 / 1인 8000원(식사 및 입장료 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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