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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호


2019.3,4vol.500

대한민국의 구석구석 청사초롱이 밝혀드립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발행되는 월간지 청사초롱은 한국관광산업의 현황과 여행정보 및 관광공사, 지자체, 업계등의 소식을 전합니다.
발행호 499 호

2019.01.22

희망이 사그라지지 않는 땅, 경기 안성

희망이 사그라지지 않는 땅, 경기 안성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이 지나가면서 어깨에는 푸른 이끼가 돋고 얼굴은 비바람에 깎여나갔지만, 아직 안성 땅에는 미륵이 살아 있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도래하지 않아 여전히 소중한 꿈을 간직한 채. 아직 신년 기분이 남아 있는 이맘때 여행지로 안성을 택한 이유가 여기 있다. 좌절과 절망 속에도 도래할 세상의 꿈을 향한 기원이 남아 있는 곳, 그것이 바로 안성 땅이다.


글, 사진 박경일(문화일보 여행전문기자)



경기 안성 땅에는 유독 미륵이 많다. 도처에 미륵이다. 더러는 동구 밖의 솔숲에 덩그러니 서 있고, 더러는 깊은 산중의 호젓한 절집을 지키고 있고, 더러는 아파트를 배경으로 저잣거리에 나앉아 있기도 하다. 미륵은 하나같이 투박하고 거칠다. 서툴게 깎아내 몸체의 비례에 맞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손이며 자세도 부자연스럽다. 조형미는커녕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것들도 있다.


봉업사 석불입상

봉업사 석불입상


미륵은 불교에서 석가모니불의 뒤를 이어 56억 7000만년이란 까마득한 훗날 홀연히 출현해 세 번의 설법으로 중생을 구제한다는 미래의 부처다. 가늠할 수조차 없는 긴 시간. 그러나 아무리 먼 시간이라도 미륵 출현은 날은 잡혀 있는 것이니 도래의 희망만큼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 오랜 시간 뒤 미륵이 도래하는 미래 세상은 고통이 없는 낙원의 땅임은 물론이다. 미륵불의 하생을 기다리는 땅. 안성에 남아 있는 미륵불에는 현실의 고통에서 신음하는 이들이 닿고자 했던 이상세계의 꿈이 담겨 있다.


칠장사

칠장사 겨울 풍경


하필 안성 땅에 수많은 미륵이 남아 있는 것은 어떤 연유일까. 역사를 뒤적여보면 안성은 그야말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삼국시대 백제의 땅이었다가 고구려 영토가 됐고, 한때 신라의 땅이 되기도 했다.

고려 말 조선 초 안성 땅에는 탐관오리들의 패악이 그치지 않았고, 임진왜란 때는 왜구의 피해가 극심했다. 전쟁과 내전이 있을 때마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곳, 이렇듯 시대가 어지럽고 고통스러웠던 만큼 안성의 백성들은 희망에 매달려 다가올 이상세계를 기다렸다.





나옹 스님이 심은 칠장사 소나무

나옹 스님이 심은 칠장사 소나무



안성에는 스스로 미륵을 자처했던 궁예의 자취가 뚜렷하다. 궁예는 안성의 죽산 땅에서 일어난 호족세력인 ‘기훤’의 수하에 들면서 비로소 역사에 모습을 드러낸다. 《삼국사기》나 《고려사》를 들춰보면 궁예는 강퍅하고 잔인했던 인물이었다. 쇠방망이를 달궈 하루에도 수백 명을 죽였다고 전한다. 그러나 역사는 늘 ‘승자의 기록’인 것이니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는 일. 궁예가 그토록 포악한 인물이었다면 어찌 자신의 세력을 이끌며 태봉국을 열 수 있었을까. 그렇게 잔인했던 인물이었다면 그가 죽고 난 뒤 안성의 백성들이 미륵도래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궁예미륵 석불에 치성을 드려온 사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칠장사 궁예벽화

칠장사 궁예벽화




안성의 미륵을 돌아보겠다면 가장 먼저 찾아가 볼 곳은 국사봉에 있는 ‘궁예미륵’이다. 삼죽면 기솔리 국사봉 정상쯤에 절집 국사암이 있고, 그 국사암 경내에 미륵 3기가 나란히 서 있다. 가운데 좀 큰 석불이 바로 궁예미륵이고 왼쪽 것이 문관, 오른쪽은 무관이다.


궁예미륵 지척에 있는 쌍미륵사에도, 죽주산성 아래도 미륵이 있다. 둘 다 5~6m가 넘는 당당한 풍모의 미륵이다. 그중에서도 죽주산성 아래 태평미륵은 신기하게도 멀리서 보면 섬뜩한 느낌이 들 정도로 험상궂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표정이 온화하게 바뀐다.


국사암 궁예미륵

가운데 좀 큰 석불이 궁예미륵이다.




아양동 미륵은 아파트와 슬레이트집들을 병풍처럼 두르고 저잣거리 한복판에 서 있어 이채롭다. 키가 크고 차돌로 박은 동그란 눈동자가 선명한 미륵을 두고 주민들은 ‘할머니 미륵’이라고 불렀고, 그 옆의 작고 단단해 보이는 미륵을 할아버지 미륵이라 불렀다.


안성 미륵은 이것 말고도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서운산 정상에도 있고, 청룡사 인근의 산평리에도 있다. 대농리에도, 동촌마을에도, 죽주리에도 있다. 어떤 것은 갈색바위를 다듬어 만들어 석양에 금빛으로 반짝이고, 어떤 것은 허리를 땅에 묻고 곰솔 숲에 들어 있다. 오랜 세월 닳고 닳아 돌로 되돌아가려는 미륵도 있다.


청룡사

청룡사


아양동 보살입상

아양동 보살입상



안성 땅의 수많은 미륵 앞에는 얼마나 많은 백성들의 기원이 바쳐졌을까. 누구는 미륵의 돌가루를 갈아 마셔 고대하던 아들을 낳기도 했을 것이고, 누구는 몇 날 며칠의 치성도 헛되이 병으로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그 인간사의 오욕칠정을 다 지켜보고 1000년의 세월을 지나와 안성의 미륵은 지금도 여전히 그 자리에 우뚝 서 있다. 56억 7000만년 뒤의 미륵세상을 기다리며…



+ 덧붙이는 글

안성에서 미륵과 더불어 보아야 할 곳을 덧붙인다. 금광면 신양복리의 복거마을이다. 120여 가구가 사는 자그마한 마을은 ‘미술마을 만들기’ 작업의 일환으로 담벼락과 지붕, 골목이 호랑이 그림과 조형물로 장식됐다. 호랑이를 닮은 마을 뒷산이 앞의 작은 산을 향해 엎드린 형국이라 해서 ‘엎드린 호랑이’라는 뜻의 복호(伏虎)라 불렸던 옛 마을이름에서 착안해 진행된 작업이었다.

복거마을에는 온통 호랑이 일색이다. 슬레이트 지붕에도, 마을회관의 옥상에도, 시멘트 담벼락에도 그려지고 세워진 호랑이들이 기웃거린다. 허름한 한옥의 시멘트벽에는 호랑이가 곰방대를 들고 토끼가 붙여준 불로 담배를 빨고 있는 모습도 그려져 있다.


안성 복거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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