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01
[관광돋보기] 북한산 둘레길을 스마트하게 걷다
북한산 둘레길을 스마트하게 걷다
갑자기 떠난 제주행, 아무런 준비 없이 올랐던 한라산. 이후 숲의 매력에 매료되어 우리나라에 있는 높은 산부터 하나씩 올랐다. 지난해 이맘쯤에는 처음으로 지리산 종주를 했었는데...상큼했던 그날의 기억을 더듬어 지난 주말, 북한산 둘레길에 다녀왔다.
취재협조 국립공원관리공단
어디를 걸을까?
북한산둘레길은 우이동에 있는 1구간 소나무숲길을 시작으로 북한산 둘레를 한바퀴 돌아 도봉산 둘레까지 이어져 있다. 그리고 북한산과 도봉산 사이에 는 21구간 우이령길이 있다. 우이령길은 1968년 무장공비 침투 이후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되었다가 2009년부터 사전에 예약을 한 사람들에게만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덕분에 우이령길은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울창한 숲길을 한적하게 걸을 수 있다.
한적한 숲길 걷기, 우이령길
북한산둘레길을 걷는 것과 등산을 하는 것의 가장 큰 차이점은 출발지와 도착지가 다르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등산로도 여러 코스가 있어서 오르는 구간과 내려오는 구간을 다르게 할 순 있지만, 북한산둘레길은 되돌아오지 않는 이상 반드시 출발지와 도착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산둘레길에 간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우이령길은 21구간 시작지점인 교현 우이령길 입구에서 시작하거나, 21구간 도착지점인 우이 우이령길 입구에서 시작할 수 있다. 우이령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갈림길이 없어서 어느 쪽에서부터 걸어도 좋다. 교현에서부터 걷기로한 우리 일행은 구파발역에서 만나 버스로 갈아탔다. 버스에 오르니 북한산에 오르려는 등산객들이 많았다. 우이령길 입구는 북한산등산로 입구와 달라서 등산객들을 따라 내리면 곤란하고, 내릴 때 버스 기사님께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버스 정류장에서 북한산둘레길 이정표를 따라가면 우이령길 입구가 보인다. 둘레길 양옆에는 나무가 울창하고 곳곳마다 피어있는 이름 모를 야생화가 숲 속의 싱그러움을 더한다. 그리고 고요한 숲 속 사이로 계곡의 물소리와 새소리가 들릴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난다.
서울에 이렇게 아름다운 숲길이 있다니 감탄을 연발하며 걷고 있을 때쯤 멀리 구령 소리가 들린다. 가까이 가보니 넓은 운동장이 하나 있는데, 그곳에서 젊은 군인들이 훈련을 받고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그들을 보고 있자니 옛날 생각도 나고, 이곳을 여행하러 지나는 여행객들이 얼마나 미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봉전망대와 북한산둘레길 애플리케이션
이야기를 나누며 북한산둘레길의 절경에 감탄하다 보니 슬슬 배가 출출해 온다. 간식도 먹을 겸 오봉전망대에서 쉬어가기로 했다. 저 높이 솟은 기이한 바위가 다섯 개라서 오봉인가 보다 하고 생각하던 차에 집에서 다운받아온 북한산둘레길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떠올랐다.
북한산둘레길 앱에는 둘레꾼들의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지도와 북한산둘레길에 얽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고 해서 미리 준비해 둔 것을 깜빡한 것이다. 앱을 켜보니 벌써 중간 정도 걸었고, 이미 열 개의 이야기는 지나쳤다. 오봉전망대 이야기를 켜니, 오봉에 얽힌 전설이 흘러나왔다. 간추리자면, 옛날 이 마을에 다섯 형제가 있었는데, 이 형제들이 한 여인을 좋아했고 그 여인의 아버지는 산 위에 가장 무거운 바위를 올린 사람에게 딸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다섯 형제는 큰 바위를 산위에 던져 올렸고, 욕심 많은 넷째 아들은 가장 큰 바위를 올리려다 떨어뜨렸다고 한다. 예상치 못한 재미있는 이야기에 한바탕 웃고 나머지 구간은 북한산둘레길 앱을 따라 걷기로 했다.
북한산둘레길 앱 지도가 현재 나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알려주니 초행길인데도 시간과 체력 안배를 해가며 걸을 수 있었고, 자칫 심심해질 만하면 북한산의 나무이야기, 새이야기 등을 들려주니 신기하기도 하고, 둘레길에서 만난 나무 한그루, 새 한 마리에 애정이 샘솟았다.
우이령길을 걷는데 예상보다 시간이 적게 걸려서 북한산둘레길 앱을 따라 1구간인 소나무숲길까지 걸어보았다. 준비를 하고 오지 않아서 혹시라도 길을 잃지는 않을까 걱정이 들었었는데, 중간 중간마다 표지판도 잘 되어 있고, 갈림길이 나와 헷갈릴 때에는 북한산둘레길 앱이 방향을 알려줘 소나무숲길도 즐겁게 걸을 수 있었다.
1구간 소나무숲길은 솔밭근린공원에서 마치게 되는데, 이 공원에는 구불구불한 소나무가 빽빽하고, 그 사이사이에 쉴만한 장소가 많아 사람들이 도시락을 먹는 장소로 이용하고 있었다. 누군가 이 길을 걷게 된다면, 이 공원에서 쉬어가길 추천한다.
우연히 준비해 간 북한산둘레길 앱이 신통방통하게도 북한산둘레길의 충실한 안내자가 되어 주었다. 앞으로 나머지 구간을 완주할 때까지 동행할 예정이다. 북한산둘레길을 처음 걷는 초행자나 매일 운동 삼아 걷는 생활둘레꾼이라면 한번은 꼭 들어보길 추천한다.
북한산둘레길 애플리케이션 다운받는 법
안드로이드, 애플 앱스토어에 가면 북한산둘레길 애플리케이션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북한산둘레길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둘레길 구간 정보와 현 위치 등을 알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둘레길에 얽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지금은 우이령길부터 소나무숲길, 순례길, 흰구름길, 솔샘길까지 서비스하고 있으며, 다음 달 중 전 구간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북한산둘레길을 걷게 된다면, 북한산둘레길 애플리케이션을 따라 스마트하게 걸어보자!
이외에도 한국관광공사는 우리나라 역사여행을 안내하는 '신라역사여행', '국립중앙박물관'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서비스하고 있다.
우이령길 사전예약 하는 법
우이령길은 매일 1000명의 탐방객만 방문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예약은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ecotour.knps.or.kr, 공원시설예약<우이령탐방)에서 하면 된다. 65세 이상과 장애인, 외국인은 전화예약도 가능하다.
문의 02-998-8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