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떠나는
김해 가야역사여행

부산에서 약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김해시. 김해는 옛 가야의 땅으로, 찬란한 가야문화를 엿볼 수 있는 국립김해박물관, 수로왕과 6가야의 시조가 황금알에서 태어난 구지봉, 가락국 시조인 수로왕의 능, 인도 공주에서 가야의 안주인이 된 수로왕비의 능 등을 품고 있다. 이 유적지들은 5km 남짓한 '가야사누리길'을 따라 둘러볼 수 있다.

부산에서 경전철을 타고 김해로 이동한다. 부산과 김해를 잇는 경전철은 기관사가 없고, 바깥 경치를 구경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낙동강을 건넌 후 마주하게 되는 드넓은 김해평야는 여행의 기분을 더해 준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수로왕릉역과 박물관역 부근에 모여 있다. 박물관역에서 내려 먼저 박물관을 둘러보고 가야사 누리길을 따라 구지봉과 수로왕비릉, 수로왕릉까지 둘러보자.

국립김해박물관은 박물관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김해박물관에는 주로 가야의 유적이 많은데, 가야의 토기와 철기 유적이 주를 이룬다. 그중에서도 오리 모양 토기는 가야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주요 유물이다. 가야 사람들은 땅과 하늘을 자유롭게 다니는 새가 현생과 사후 세계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고 믿었고, 죽은 사람의 영혼이 무사히 하늘에 닿을 수 있도록 새 모양의 토기를 무덤에 함께 묻었다고 한다.

유물에 대한 설명을 재미있고 친절하게 들려주는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국립김해박물관을 더욱 알차게 관람할 수 있다. 박물관 전역이 Wi-Fi 지역이라 통신료 없이 다운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 아빠의 스마트폰으로 오디오 가이드를 듣는 한 초등학생의 눈빛이 호기심으로 가득하다.

박물관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구지봉으로 안내하는 이정표를 만난다. 이 코스가 바로 가야사누리길이다. 구지봉(龜旨峰)은 가야국의 시조인 수로왕의 탄생설화와 고대 국문학의 주요 서사시인 <구지가>가 전해지는 지역이다. 구지봉은 박물관에서 약 5분 정도만 오르면 닿을 수 있는데, 그에 얽힌 스토리에 비해 규모가 다소 아담한 느낌을 받았다. 정상에는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 신성한 느낌을 더한다. 구지봉에 손을 얹고 그 옛날 가야인들을 상상해 본다.

'가야역사여행'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가야사누리길을 걷는다. 다음 지점은 수로왕비릉이다. 오디오 가이드 설명에 따르면 수로왕비는 인도의 공주였다고 한다. 가야국의 왕비가 인도에서 온 공주라니, 당시 가야의 해외교역이 얼마나 활발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황금알에서 태어난 김수로왕은 금관가야를 세웠는데, <삼국유사>에 보면 백성을 자식처럼 사랑하여 명령이 야단스럽지 않아도 위엄이 있고, 정치가 엄하지 않아도 저절로 다스려졌다는 기록이 있다. 그래서인지 20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수로왕릉은 위엄이 있으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전해준다.

가야. 고구려, 백제, 신라의 역사에 비해 조금은 낯설었던 그의 자취를 따라 떠난 이번 여행. 다행히도 '가야역사여행' 앱과 '국립김해박물관' 앱이 있어 알차고 기분 좋은 여행이 된 것 같다.

Tip

• 가야사누리길은 가야의 거리를 중심으로 가야의 역사∙문화∙관광자원을 연결하는 녹색길로 총 거리는 약 5km, 두 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다. 가야사누리길을 걷다 보면 김수로왕 탄생설화가 전해오는 구지봉, 가야의 시조인 수로왕의 능과 수로왕비릉, 가야문화 유적 등을 관람할 수 있는 국립김해박물관에 가볼 수 있다.
• 가야역사여행 앱과 국립김해박물관 앱은 안드로이드 마켓과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찬란한 가야의 문화와 역사이야기를 따라 가야역사체험을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