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05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진주, 경남 통영 미륵도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진주, 경남 통영 미륵도
경남 통영시는 음악가 윤이상, 소설가 박경리, 시인 유치환 김춘수 김상옥, 화가 전혁림 등 수많은 예술가를 배출했다. 이들의 작품 속에서 찬란히 빛나는 통영을 접하며 사람들은 통영으로의 여행을 꿈꾼다. 그중에서도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운 자태를 만날 수 있는 미륵도는 통영 여행자들이 반드시 들러 가는 여행지다. 진주처럼 아름다운 그 섬의 다양한 매력을 체험해보자.
글․사진 한은희(여행작가)
통영바다를 보다,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와 전혁림미술관
통영의 바다는 ‘아름답다’는 말로는 그 표현이 부족할 만큼 매력적이다. 조물주가 손안 가득 흙을 움켜쥐었다가 바다를 향해 던진 듯 흩뿌려진 섬들과 손마저 푸른빛으로 물들일 듯한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서 왜 ‘통영’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터이다. 그 대답은 통영이 배출한 수많은 예술가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그들의 글과 그림, 음악 속에서 빛나는 통영을 느껴보자. 그들만큼은 아닐지라도 통영이 가진 매력에 조금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눈으로 바라보며 통영의 매력을 실감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055-649-3804~5, cablecar.ttdc.kr/Kor)다.
1975m의 곤돌라형 8인승 케이블카를 타고 산 위로 올라가면 미륵산 정상까지 10여 분이면 닿는다. 사방이 탁 트인 산 정상에 서면 한려수도의 아름다움과 함께 그 사이사이를 누비며 왜군과 싸웠던 임진왜란의 역사적인 장소들을 볼 수 있다. 세계 3대 해전 중 하나인 한산대첩의 장소 통영바다와 당포해전의 장소 당포바다이다. 아이들과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전망대와 안내판도 만들어져 있다.
케이블카의 이용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다. 하부 탑승완료시간은 오후 6시. 이용료는 왕복기준 어른 9000원, 어린이 5000원. 매월 2ㆍ4주차 월요일(공휴일인 경우 익일)에는 쉰다.
케이블카의 특성상 날씨에 따라 운행 여부가 결정되므로 찾아가기 전 운행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예약 불가.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자리한 전혁림 미술관(055-645-7349, www.jeonhyucklim.org)에는 바다의 화가라 불렸던 고 전혁림 화백과 그의 아들인 전영근 화백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미술관은 그 자체가 작품이다. 외벽을 장식한 세라믹 타일에 두 화가의 작품이 담긴 것. 때문에 미술관이 문을 닫은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에도 찾는 이가 많다. 미술관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코발트 빛 해안을 자전거로 즐기다, 수륙일운해안도로
수륙일운해안도로(삼칭이길)는 미륵도의 바다를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는 장소다. 수륙마을에서 일운마을까지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길이 약 3.8km, 폭 2~3m의 이 길은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서만 이용할 수 있어 차량으로부터도 자유롭다. 걷는 사람을 위한 인도와 자전거도로가 구분되어있어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사람과 부딪힐 염려가 없는 것도 매력이다.
자전거를 타고 이 길을 왕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쉬엄쉬엄 걸어 돌아보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3시간이다. 중간 중간 쉬어갈 수 있는 그늘막이 있을 뿐 그늘이 없어 햇빛차단 크림과 모자, 시원한 물은 꼭 준비해 가야 한다.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해안도로 중간에 자리한 등대낚시공원을 찾으면 된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아이스박스를 실을 수 있는 특수자전거를 공원 입구에서 빌려준다. 등대낚시공원입장료가 포함된 자전거 대여료는 1만원. 자전거타기만 즐기려는 사람들은 수륙리 입구의 자전거 대여점에서 자전거를 대여하면 된다. 대여료는 30분 3000원, 1시간 5000원 선. 수륙마을에서 충무마리나리조트 방향으로 가면 통영공설해수욕장도 있다.
편백의 다양한 효능을 체험하다, 나폴리농원
미륵산 미래사 아래 자리한 나폴리농원(055-641-7005, www.napory.com)은 편백나무체험장이다. 농장은 주인 길덕한 씨가 편백나무 자생지인 미래사 인근 숲에 반해 1997년 이곳으로 귀농해 오면서 만들어졌다. 이 농원은 편백나무를 기르고 제품을 만드는 농장이자 농촌교육농장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온 가족이 함께 편백나무 속으로 푹 빠져볼 수 있는 체험의 종류도 다양하다.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은 맨발로 편백나무 숲속을 걷는 맨발 편백 숲 속 삼림욕이다. 살인진드기의 위협에 공포를 느끼는 요즘, 어떻게 맨발로 숲을 걸을까 걱정도 될 터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단다. 농장에서 살균·항균 성분을 가진 편백나무 피톤치드를 길 위에 뿌려둔다고. 발바닥으로 전달되는 흙과 부드러운 편백나무 톱밥의 촉감도 기분 좋다.
여행으로 피로해진 몸을 편안히 쉬어줄 수 있는 체험도 있다. 편백톱밥 효소열 족욕이다. 편백나무 톱밥을 통에 넣고 효소를 섞어두면 뜨끈뜨끈한 열이 나면서 발효가 진행된다. 발효가 진행되고 있는 톱밥 속으로 발을 밀어 넣어 묻어주면 족욕 준비 끝. 몸 밖으로 땀이 촉촉이 배어날 때까지 천천히 편백나무 향을 즐기며 함께 여행 중인 가족·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면 된다. 뜨거워진 몸을 식히는 데는 시원한 피톤치드 냉탕이 그만이다. 피톤치드 가득한 편백나무를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편백나무 화분에 편백나무 묘목을 심어 가져갈 수도 있다.
이 밖에도 편백차 또는 효소음료 마시기, 편백제품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체험료는 5000원~3만원 선. 체험시간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다. 주말에 이루어지는 1일 체험은 사전 신청해야 참여할 수 있다.
미륵도 최고의 경관을 바라보며 쉬다, 클럽ES통영리조트
작은 포구 가장자리를 따라 옹기종기 자리한 열서너 세대의 집들, 포구에 매어져 쉬고 있는 크고 작은 배들, 한가하고 구불구불한 길들은 소박한 미륵도의 모습이다. 미륵도 입구의 화려한 관광지를 비켜나면 만날 수 있는 이 풍경은 통영수산과학관(1544-3303, ttdc.kr/museum)을 지나면서 제 모습을 드러낸다. 어촌으로서의 통영의 모습이 담긴 통영수산과학관으로 들어서면 전통어선복원전문가가 만든 통영의 전통 어선 ‘통구밍이’를 볼 수 있다. 통구밍이는 통나무로 만든 배를 뜻하는 옛말 ‘통궁이’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아이와 함께 야외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현대의 어선과 비교해, 두 어선의 다른 점을 이야기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공간이다.
통영수산과학관 위쪽에 자리한 클럽ES통영리조트(02-508-2773, www.clubes.co.kr)는 전국 제일의 일몰감상지로 손꼽히는 달아공원과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덕분에 미륵도 최고의 경관을 볼 수 있다. 리조트도 통영 바다를 닮았다. 섬들의 둥근 곡선을 고스란히 옮겨온 지붕선, 파도의 구불구불함을 닮은 난간, 배들이 오가는 길을 밝혀주는 등대를 닮은 기둥선 등이 그것이다. 통영 앞바다의 수평선과 눈높이를 맞춘 수영장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가히 압권이다.
여행정보
찾아가는 길
대전-통영고속도로 통영IC로 나와 통영 방향 우회전 진입. 통영대로 따라 통영시가지로 진입해 미륵도 방향으로 갈 것. 산양일주도로로 도남관광지 방향으로 진입. 통영수산과학관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 전혁림미술관, 수륙일운해안도로(삼칭이길), 나폴리농원, 통영수산과학관 순으로 돌아보면 된다. 통영수산과학관 위쪽에 클럽ES리조트가 있다.
맛집
충무김밥의 원조집으로 알려진 뚱보할매김밥집(055-645-2619)과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 건너편에 자리한 본가충무김밥(055-642-7111), 중앙활어시장 안에 자리해 싱싱한 해산물 음식을 내는 한산식당(055-644-5828), 미수동에 자리한 궁전횟집(055-646-5737) 등이 통영사람들이 추천하는 맛집이다.
숙소
통영시 중앙로에 자리한 충무비치호텔(055-642-8181)과 항남동에 자리한 신라모텔(055-643-3361)은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우수숙박시설 굿스테이다. 숙소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통영 여행의 진수를 누릴 수 있는 클럽ES통영리조트(02-508-2773, www.clubes.co.kr)와 충무마리나리조트(02-727-5400, www.kumhoresort.co.kr/resort)도 가족이 함께 머물기 좋은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