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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스토리


발행호 448 호

2014.06.03

통영 맛 나들이

통영 시장 풍경 - 시장 길바닥 물이 가득든 고무다라에 여러가지 생선이 담겨있다, 생선을 사러 온 손님이 오가는 풍경

통영 나들이

경남 통영엔 언제나 먹을 게 넘친다. ‘겨울 끝, 봄 시작’을 알리는 통영의 간판 먹거리 도다리쑥국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지도를 펼치고 제철 먹거리를 찾아 이곳저곳 기웃거리다가 마땅한 곳이 안 보이면 자연스럽게 통영으로 자동차 핸들이 돌아간다. 언제 어느 때 가도 후회 없이 돌아올 수 있어서다. 그렇다고 호락호락 만만하게 보는 건 아니다. 오히려 ‘대한민국 꼭짓점에 우뚝 올라앉은 맛있는 도시’란 칭송의 의미가 담겨 있다.

음식의 시작은 풍부한 식재료다. 통영 앞바다는 ‘먹거리의 보고(寶庫)’다. 도다리, 굴, 장어 등 다양한 해산물이 끝없이 잡힌다. 주변 산과 들엔 땅 기운을 가득 담은 농산물이 지천이다. 이른 아침이 아니라도 좋다. 중앙시장이든 서호시장이든 언제 어느 곳을 가도 싱싱한 해산물이 있고, 푸른 채소가 기다리고 있다. 매번 배불리 먹고 돌아서도, 아쉬움이 남아 다음을 기약하는 곳. 통영은 역시 먹거리 천국이다.

글과 사진 유지상(음식칼럼니스트)

  • 옛 지명의 흔적 충무김밥

    • 충무김밥을 대할 때마다 애잔하다. 충무란 지명 때문이다. 20년 전만 해도 ‘충무’란 도시가 있었다. 1995년 1월 통영군이랑 합쳐지면서 사라졌다.
    • 충무김밥, 오징어무침, 무김치
    • 충무란 이름을 달고 충무를 지키는 김밥, 충무김밥. 일반적인 김밥과 생김새부터 다르다. 속 알맹이 없는 김밥이라고나 할까. 맨밥을 김으로 감싸 엄지손가락 굵기로 돌돌 말았다. 빨간 소시지는 고사하고, 단무지, 시금치, 당근, 어묵 등이 모두 빠졌다. 대신 오징어무침 또는 오징어어묵무침과 무김치를 따로 내준다. 포장할 때도 마찬가지다. 김밥은 김밥대로, 반찬은 반찬대로다. 충무김밥은 뱃사람들의 ‘현장 도시락’에서 유래했다. 뱃일하다가 간편하게 요기할 수 있도록 충무의 아내들이 남편을 위해 싸준 것이란다. 뜨거운 바다 볕에 상하지 말라고 김밥과 반찬도 따로 나눠서 쌌단다. 김밥은 어른들 딱 한입 크기인데 질 좋은 김을 써서 김밥만 먹어도 맛나다. 오징어무침이든 섞박지 무김치든 간간한 맛이 김밥이랑 딱 어울린다. 김밥집에서 먹기보단, 포장해서 한적한 포구의 방파제에 앉아 먹으면 망망대해의 어부 기분도 느낄 수 있어 더 운치 있고 맛나다.
    • 충무김밥을 이쑤시개로 집어 올린 사진
    • 여기저기 원조간판을 내세운 곳이 많지만 굳이 찾아 나설 일은 아니지 싶다. 여객터미널 건너편에는 식탁 하나만 놓고 영업하는 ‘일번지 할매 충무김밥(055-643-8991)’이 있다. 입보다 가슴이 행복해지는 김밥집이다. 좁은 실내 공간에 가슴깊이 와 닿는 글귀가 많다. ‘상대에게 걸림돌이 되지 말고 디딤돌이 되라’ 등 주인할머니가 생각이 날 때마다 아무 종이에나 손글씨로 쓴 글이다. 김밥을 입에 넣고 한 구절 한 구절 곱씹으면 머릿속까지 배가 불러온다. 1인분에 4000원.
  • 술꾼들을 위한 다찌집

    • 통영으로 떠날 땐 각오를 해야 한다, 술 마실 각오. 이곳만의 독특한 술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일명 다찌집 문화인데 술값만 내면 온갖 안주를 마구 내준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저녁 자리는 다찌집으로 예약하는 게 알차다. 술도 술이지만 통영 청정해역의 해산물이 수십 가지나 안주로 올라온다고 하니 빠뜨릴 수 없는 노릇 아닌가. 기본 술값(소주 3병 또는 맥주 5병)은 3만 원. 주문하면 종업원이 일단 주문한 술병이 한꺼번에 담긴 빨간 플라스틱 양동이를 식탁에 올린다. 눈이 휘둥그레지고 입이 떡 벌어진다. 이어 상차림이 시작된다. 밑반찬 급 메뉴로 시작해 서서히 횟감으로 바뀐다. 해삼초무침, 꽃게찜, 굴찜. 가리비찜, 도미찜, 가자미조림, 삶은 통오징어, 멍게회, 병어회, 도미회 등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다. 양은 많지 않지만 워낙 종류가 다양해 골고루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 다찌집 한상차림(굴, 오징어찜, 회, 부침개, 초장, 간장, 도미찜, 꽃게찜등이 있다
    • 얼음을 채운 빨간 양동이 안에 술병들
    • 예전엔 술을 적게 시켜도 좋은 술안주를 많이 내줬는데 요즘은 4인 한 상 값(12만원)은 치러야 풀코스 맛보기가 가능하다며 주인이 튕긴다. 다찌는 일본말 ‘다치노미(선술집, 실비집)’에서 유래한 말로 고급 생선회를 고집하는 사람, 술이 약한 사람에겐 거부감을 줄 수 있는 문화다. 추천음식점은 생략.
  • 졸복국은 사계절이다

    • ‛작은 고추가 맵다’란 말이 있다. 그런데 통영에선 ‛작은 복이 맛있다’란 말이 더 설득력 있다. 뚝배기 한 그릇에 손가락 두 개를 붙여 놓은 크기의 복이 네마리나 들어 있다. 졸복국이다. 복 맛을 고스란히 느끼기 위해 한 마리만 얼른 젓가락으로 집어 그대로 입 안에 넣는다. 바다의 순수한 맛이 통통 튀듯 쫄깃하게 목젖을 넘어간다. 은은한 단맛이 여운을 남긴다. 두 마리는 이곳 방식대로 초고추장을 찍는다. 매콤하고 새콤한 맛이 더해져 밥그릇으로 숟가락질이 시작된다. 남은 것들은 국물에 뚝뚝 끊어 넣고 잘 익은 콩나물과 미나리랑 함께 먹었다. 심심한 국물이 도시 맛에 길든 뱃속을 알싸하게 청소하는 기분이다.
    • 맑게 끓인 졸복국, 깍두기, 멸치볶음 등
    • 사실 졸복은 통영의 조연급 먹거리다. 주연은 단연 도다리쑥국. ‘봄을 알리는 전령사’란 별칭으로, 봄만 되면 대한민국 사람들을 통영으로 집합시킨다. 하지만 그 영화도 한때. 봄의 끝자락에 들어서면 물러앉아야 한다. 그 자리를 다음 봄까지 대신 지켜주는 게 졸복국이다. 조연이긴 하지만 외지에서 온 사람들에겐 도시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피로회복제가, 거친 바닷바람과 사투를 벌이는 통영 본토박이들에겐 두 주먹 불끈 쥐게 하는 자양강장제가 된다. 통영에 있는 횟집에선 대부분 졸복국을 팔지만 ‛분소식당(055-644-0495)’이 가장 유명하다. 1인분 1만원.
  • 장어로 끓인 시락국

    • 장어시래기국
    • 시락국은 시래깃국의 통영 사투리. 장어를 갈아 시래기와 함께 끓인 것이다. 된장을 푼 추어탕처럼 구수하고 시원하다. 서호시장 초입에 있는 ‛원조 시락국집(055-646-5973)’은 통영의 대표적인 해장국집. 길쭉한 식탁 중앙에 부추무침, 콩자반, 생미역, 멸치볶음 등 20여 가지 반찬이 뷔페식으로 차려져 있다.
    • 국밥이 나오면 부추무침, 청양고추, 김가루 등을 넣어 먹는다. 기호에 따라 김칫국물이나 양념장, 재피(산초)가루, 후춧가루 등을 넣기도 한다. 이것저것 반찬을 섞어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 사람도 있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는 어색함도 묘미가 있다.
  • 군대 간 아들이 찾는 꿀빵

    • 믿든지 말든지 이야기 하나. 통영이 고향인 훈련병. 훈련소에서 가장 생각나던 먹거리가 꿀빵이더란다. 그래서 첫 면회 올 때 부모님께 꼭, 꼭 당부한 게 애인이 아닌 꿀빵 챙기기였다고.
    • 양은 쟁반에 가득 쌓아 올린 꿀빵
    • 꿀빵은 원래 어부들의 간식이었는데 통영의 명물이 됐다. 탁구공보다는 크고, 야구공보다는 작은 납작볼 모양이다. 밀가루 반죽에 팥 앙금을 넣고 튀긴 뒤 시럽을 바르고 통깨를 뿌린 것이다. 느끼할 것 같지만 담백하고 달달하다. 앙금이나 빵 자체는 퍽퍽한 편인데, 시럽과 통깨의 달고 고소한 맛에 부드럽게 목젖을 타고 넘어간다. 하나를 먹으면 또 하나를 집게 만드는 중독성이 있다. 간판도 없이 장사를 하다가, 문 닫은 옆집 세탁소 상호를 쓰고 있는 ‘오미사꿀빵(055-645-3230)’이 유명하다. 10개에 8000원.
  • 통영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대전-통영고속도로를 달려 통영IC에서 나오면 시내다. 남해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사천 나들목에서 33번 국도로 들어선다. 사천과 고성을 지나면 통영이다.

  • 입도 쉴 시간이 필요하다

    열심히 먹다가 ‘입 휴식’을 가질 땐 청마 문학관, 박경리 문학관, 전혁림 미술관, 윤이상 거리 등을 찾아 잠시 문학과 예술의 향기를 즐기도록 한다. 눈과 머리가 맑아지는 명소도 있다. 산양일주도로를 가다 보면 이에스리조트가 나온다. 동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음 직한 낭만적인 곳이다.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하얀 벽에 갈색 지붕을 얹은 작은 건축물이 지중해에 머물고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몸을 움직여 소화를 시키려면 동피랑 벽화마을을 한 바퀴 걷는 걸 추천한다. 돌아오는 길에 서호시장이나 중앙시장에 들러 건어물이나 횟감 챙기는 것도 빠뜨리지 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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