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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스토리


발행호 467 호

2016.04.08

바다 쪽으로 한 뼘 더, 해파랑길

물이 빠진 바닷가, 바위 위를 걸어가는 한사람

 

 

“동해안 7번 도로는 일출 무렵이 가장 좋은데 그때 길을 따라 페달을 밟으면 자전거가 아침 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더군.”

‘자전거 여행’이 출간되고 난 후 얼마쯤 지난 2007년 9월, 소설가 김훈을 인터뷰했을 때 나는 그에게 ‘자전거로 돌아본 곳 중 어디가 가장 좋았는지?’를 물었고, 그는 서슴없이 동해안을 따라 달리는 7번 국도를 꼽았다. 그의 대답을 듣는 순간 내 머릿속에는 몇 해 전 부산에서 속초로 해안선을 따라 올라갔던 여정이 떠올랐다. 왼쪽에는 초록빛 사태로 쏟아져 내릴 것 같던 숲, 오른쪽으로 펼쳐진 짙푸른 바다, 또 다른 색감(色感)으로 맞닿은 푸른 하늘과 그 푸르름을 더욱 푸른 색깔로 돋보이게 했던 새털구름들이 내 머릿속에 펼쳐졌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당대 최고의 필력을 자랑하는 김훈의 감수성도 나의 감수성과 큰 차이는 없구나. 보고 느끼는 건 비슷해도 문제는 내 빈곤한 필력(筆力)이로구나….

 

글 우현석(서울경제신문 객원기자, 여행칼럼니스트) 사진 (사)한국의길과문화, 우현석, 박은경

 

 

 

해파랑길

주제넘게도 당대의 필력가 김훈에게 나를 비견케 했던 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 길고 긴 도보여행길이 열린다. 해파랑길이라는 이름은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동무 삼아 걷는다는 의미인데 도보여행길 중 가장 긴 770km, 50개 코스의 전장을 자랑한다.

 

초록빛 나무와 바다 사이에 난 아주 좁은 길

다리 아래, 강과 빌딩 숲이 보이는 가운데 걷기 좋은 평탄한 길

바다, 숲, 강을 고루 만나는 해파랑길 울산 구간

 

 

해파랑길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사단법인 한국의길과문화 및 19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개척한 코스로 800km의 스페인 산티아고길이나, 900km의 캐나다 브루스트레일보다는 짧지만 416km, 26개 코스에 달하는 제주올레길이나 274km, 22개 코스의 지리산둘레길보다는 훨씬 긴 국내 최장의 걷기 코스다.

한국관광공사 관광레저팀은 “이 코스는 문화체육관광부가 2009년 12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5년에 걸쳐 개발한 걷기 길”이라며 “부산 오륙도에서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까지 4개 광역시도와 19개 시·군·구를 지나게 된다”고 밝혔다.

해파랑길은 ▲동해아침 ▲화랑순례 ▲관동팔경 ▲통일기원 등 4개 테마로 분류돼 향후 풍부한 스토리텔링으로 도보여행객들의 발길을 모을 예정이다.

 

 

 

2016 해파랑길 770 걷기축제

국내 최장의 걷기여행길인 해파랑길을 홍보하기 위한 축제도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부산·울산·경북·강원 등 광역시도는 해파랑길 걷기 축제를 통해 국내 걷기여행 활성화를 도모하고, 동해안의 관광 상품 및 세계적인 걷기여행길로 해파랑길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5월 6일부터 6월 4일까지 한 달간 ‘2016 해파랑길 770 걷기축제(2016 Haeparang Trail Walking Festival)’를 개최한다.

 

 

구름다리, 다리가 초록숲에 안긴 것 처럼 숲이 우거져있다

영덕 구간에서 만나는 금진 구름다리

 

 

해파랑길 전 구간인 50개 코스, 770km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축제는 연인원 8000명(행사 총 4회)이 참가해 ▲해파랑길 활성화 컨퍼런스(5월 6일, 부산)를 개최, 해외길 및 국내길 활성화 사례를 발표하고, 해파랑길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이와 함께 ▲개막식 및 길이음단 출범식(5월 7일, 부산)을 열고, 지역 테마 행사 및 걷기대회도 진행할 계획이다.

해파랑길 개통을 축하하는 ▲길이음 행사는 5월 15일 울산에서, 5월 21일에는 경북 영덕에서 펼쳐지며 ▲6월 4일 강원도 고성에서는 한 달간 이어진 축제의 폐막식이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한국관광공사 관광레저팀은 이와 관련 “지역 테마 행사 및 걷기 대회에 참가해 770km를 완주할 ‘길이음단’ 30명을 모집한다”며 “참가자는 공모를 거쳐 선발하게 되는데 축제 공식사이트에서 신청하면 된다”고 밝혔다. 전 구간을 완주할 길이음단의 참가비는 50만원이며, 지역별 걷기 대회에 참가하는 일반인들의 참가비는 무료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레저팀 033-738-3439, 네오카오스 033-782-8787, 관광통역안내전화 1330 홈페이지 haeparang.org

 

 

 

<해파랑길 대표 코스>

 

해파랑길 지도-상세설명 하단참조

 

 

 

해파랑길 첫 구간

날이 풀리기 시작한 3월 말, 기자는 해파랑길 첫 구간의 시작점인 오륙도공원을 찾았다. 부산 도착 첫날 부랴부랴 해파랑길을 찾은 이유는 이튿날 비 예보 때문이었다. 봄비치고는 많은 양의 비가 내릴 참이라, 고속버스를 내리자마자 해파랑길 1코스로 직행했다. 공원이 가까워져 오면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해군작전사령부 앞 부두에는 미 해군 항공모함 존 스테니스호의 거대한 선체가 바다를 가리고 있었다.

평소에는 구경하기 힘든 군함을 구경하다가 관광안내소에 들러 “해파랑길 시작점이 어디냐?”고 물으니 직원이 “나무계단을 내려가면 동해와 남해의 분기점 맞은편에 푯말이 있다”고 대답했다. ‘그래도 이곳까지 왔는데 조금 되돌아가더라도 시작점부터 걷겠다’는 생각으로 직원의 말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니 새로 생긴 오륙도공원의 명물, ‘스카이워크’가 눈에 띄었다. 스카이워크는 최근 들어 지자체마다 앞 다퉈 설치하고 있는 체험시설로 절벽에 돌출한 길의 바닥을 튼튼한 강화유리로 만들어 천길 낭떠러지를 내려다보며 걷게 만든 투명한 길이다. 나는 이미 다른 곳에서 몇 차례 경험한 적이 있어 별 생각 없이 걸었지만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들과 할머니들은 “어지럽다”며 “가네, 못 가네”하고 실랑이를 벌였다.

 

 

짙푸른 바닷가에 우뚝 서있는 오륙도 스카이워크

바닷가, 초록밭을 지나 오르막길이 있고 주변에 유채꽃이 피었다

 

스카이워크를 지나 300m쯤 걸어 내려오니 과연 해파랑길 시작점이라는 표지판이 서 있었다. 남해의 동쪽 끝이자, 동해 최남단, 바로 이 지점이 해파랑길의 출발점이다.

해파랑길 1코스는 오륙도공원만 벗어나면 바로 우거진 숲이 나타나면서 오른쪽으로 짙푸른 동해바다의 초입이 시작된다.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되면서 트레킹이라기보다는 등반에 가까운 난이도로 시작한다. 하지만 바다와 숲, 그리고 절벽이 빚어내는 경관은 이 모든 수고를 상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임진왜란 때 적장을 죽이고 함께 죽은 두 명의 기생이 묻힌 무덤이 있었다는 이기대(二妓臺) 절벽길을 벗어나면 코스도 완만해지면서 바다를 가로지르고 서 있는 광안대교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에서는 부산 도심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특히 야경이 압권일 듯싶었다. 이곳을 지나면 포장도로가 나오면서 부산 도심으로 진입하게 되는데 광안대교는 보행자길이 없는 까닭에 우회해 건너가야 한다.

 

 

 

아름다운 해파랑길 구간들

해파랑길은 전체적으로 7번 국도와 평행하게 이어지지만, 7번 국도와 중복되는 구간은 많지 않다. 7번 국도의 본령은 찻길이라 도보 여행자들에게는 다소 위험이 따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파랑길 개척에 참여했던 사단법인 한국의길과문화 윤문기 사무처장은 “해파랑길은 기존의 7번 국도를 따라 걷는 길이 아니라 마을길과 촌락, 또는 산길로 이어지는 도보 여행자들을 위한 길”이라며 “처음에는 600여 km의 구간으로 기획했지만 답사를 되풀이하고, 개발하면서 770km로 늘어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런 절차를 거쳐 개발된 해파랑길 중 특히 경관이 아름다운 곳들이다.

 

 

[부산 구간]

 

그물에 걸린 멸치를 터는 어부들

이맘때 부산 구간에서 볼 수 있는 멸치 터는 모습

 

총 거리 약 73km. 01코스~04코스까지 4개 코스

볼만한 곳

770km 해파랑길 대장정의 시작점이다. 자연 생태가 잘 보존된 이기대 절벽길을 시작으로 광안대교, 마린시티, 해운대 해수욕장 등 부산의 진수를 만난다.

 

 

 

[울산 구간]

 

십리대숲을 자전거를 타며 지나가는 사람들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

 

 

총 거리 약 83km. 05코스~09코스까지 5개 코스

볼만한 곳

솔마루길과 십리대밭길, 생태도시 울산을 보면서 걷는 길이다. 간절곶에서 시작하는 길은 고요히 흐르는 회야강을 따라 이어지면서 태화강, 대왕암, 봉대산, 주전봉수대 등 울산을 대표하는 문화자원을 섭렵한다.

 

 

 

[영덕 구간]

 

대게 집게발 모양을 한 정승이 서 있는 마을 입구

어둠이 내린 대게원조마을 기념비 옆 정자의 풍경

대게 원조 마을

 

 

총 거리 약 64km. 19코스~22코스까지 4개 코스

볼만한 곳

‘블루로드’라는 이름으로 전국의 걷기꾼을 부르는 영덕 구간은 숲길과 바닷길이 지루하지 않게 적당히 교차하도록 조성된 것이 특징이다.

 

 

 

[고성 구간]

 

주변이 바다로 둘러싸인 산 전경

해변 산책로

기대 이상의 절경과 명승지가 펼쳐지는 고성 해파랑길

 

 

총 거리 약 66km. 46코스~50코스까지 5개 코스

볼만한 곳

해파랑길 북쪽 끝단은 우리나라 최북단 고성이다. 다양한 절경과 명승지가 펼쳐진 고성 해파랑길은 봉포해변을 지나 관동팔경의 하나인 청간정에서 그 첫 번째 절경이 시작된다.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청간정을 돌아 나와 걷는 해변산책로가 일품이다.

 


 

 

[인터뷰] 윤문기 (사)한국의길과문화 사무처장

 

윤문기 사무처장

 

 

윤문기 (사)한국의길과문화 사무처장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기획한 해파랑길을 개척한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는 코스를 개발하기 위해 최근 2년간 200일 이상을 해파랑길 위에서 보내고 전 구간 네 차례 완주를 앞두고 있다. 그를 용산의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해파랑길이 개통을 앞두고 있습니다. 해파랑길을 관리 운영하는 사단법인 ‘한국의길과문화’가 어떤 단체인지에 대해 먼저 설명을 해주시죠

2010년에 뜻이 있는 문화계 인사들이 모여 만든 법인입니다. 관 주도로 시작됐지만 여러모로 어려운 점이 있어, 차라리 몸집이 가벼운 민간으로 넘기자는 취지에 따라 결성한 조직입니다. 지금은 양병이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가 이사장을 맡고 있고, 문화부에 등록된 조직입니다. 전국 단위로 활동하면서 다른 부처에서 만든 길도 모니터링하고, 자문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초창기인 2009년~2013년까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해 조성한 길만 40개에 달합니다. 지역민간단체를 선정해서 공동 개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부산에서 시작하는 해파랑길은 19개 지자체에 걸쳐 뻗어 있습니다. 우리가 모든 구간을 직접 조성했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해파랑길의 코스는 어떻게 정했습니까

노선을 정할 때 걷기여행 전문작가로 명성을 얻고 있는 김영록 선생과 둘이서 걸으면서 코스를 정했습니다. 우리는 코스를 정할 때 ‘길을 새로 내지는 말고 기존 길을 이용하자’는 대원칙을 세워 놓았습니다. 때문에 해파랑길의 경우 하드웨어적으로 관리할 필요 없는 코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 만큼 불편한 코스가 없지는 않습니다. 차도를 걸어야 하는 곳도 있었는데 안행부에서 자전거 길을 내는 바람에 많이 안전해졌습니다. 예전에는 7번 국도를 따라 걸었지만 이제는 마을길이나 골목길을 따라 걷고, 찻길은 돌아가도록 설계해 놓았습니다. 대신 거리는 많이 길어졌어요. 초창기에 설계할 때 669km였지만, 실제로 걸어서 코스를 정했더니 50개 코스에 770km로 늘어나더군요.

 

나무가 우거진 숲길

뽀족한 바위가 여기저기 있는 바닷가 해변근처

 

 

해파랑길은 2009년 11월부터 2010년 7월까지 10여 명의 연구진과 걷기전문가, 도보여행단체 관계자, 소설가, 시인, 여행작가, 역사학자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일구어낸 결실이라고 하던데 코스를 기획하는 기간은 얼마나 걸렸습니까

탐방하고 준비하는 데 2년이 소요됐고, 2년 중 200일 정도는 현장에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공급자 입장이 아니라 이용자 관점에서 길을 구상했다는 겁니다. 내가 아는 한 김영록 선생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DB를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 사업을 통해 국내관광 진흥사업이 활기를 띠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를 위해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절실한 부분은 어떤 것입니까

많은 자원 활동가들이 해파랑길의 개통을 위해 돕고 있습니다. 하지만 표지판 등을 일반인들이 훼손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협조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물론 길에 돈을 많이 쓸 필요는 없지만, 길 자체는 대국민 공공서비스 인프라인 만큼 적정한 지원이 따라야 할 것으로 봅니다. 아울러 해파랑길은 걷기 여행자와 함께 만들어 가는 길입니다. 국내 걷기 동호회는 대형화되어 있습니다. 동호회가 7개 있는데 그중 5개의 동호회가 해파랑길을 돕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자원봉사 활동 교육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넓혀가고, 하반기부터 아카데미를 설립해서 기수별로 교육을 진행할 생각입니다. 체계적으로 준비한다면 세계적으로 내놓을 만한 상품이 될 거라고 봅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해외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바닷가 자동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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