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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스토리


발행호 483 호

2017.08.02

[여행자의 방] 세 밤의 이야기 ①잠들기 아까운 밤, 선교장

선교장 

 

세 밤의 이야기

 

세상이 모두 녹아내릴 것 같은 날씨, 밤이 깊어 갈수록 점점 더 끈끈해지는 공기에 지쳐 있다면 특별한 잠자리를 찾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각각 다른 추억들을 마음에 새길 수 있는 동쪽의 선물 같은 잠자리의 이야기다.

에디터 박은경  글, 사진 문유선(여행작가)

 

 

잠들기 아까운 밤, 선교장

 

“팔십 넘은 노인들은 선교장이라 하면 모르지. 이곳 노인들은 우리 집을 ‘배다리’라고 불러야 알아.”

선교장의 이강백 관장의 말이다. 선교장 앞 경포호로 이어지는 물길에 배로 다리를 만들어 배다리라는 이름을 얻었단다. 고성 위 통천(지금은 북한 땅이다)에서 강릉 아래 울진까지 만석의 부와 명예를 누려온 집의 원 주인은 효령대군의 후손인 이내번이다.

 

선교장으로 들어선 시간은 오후 6시. 투숙객은 일반 관람객의 발길이 끊기는 시간이 돼야 입실할 수 있다. 홍예헌에 짐을 풀었다. 장기간 투숙하던 묵객들이 교류하며 작품 활동을 하던 곳으로 조선시대의 ‘문화, 예술의 살롱’ 역할을 하던 건물이다. 여느 한옥의 방이 그러하듯 자질구레한 살림 없이 정갈하다. 방문을 열자 마법에라도 걸린 것처럼 몽롱해진다. 시간은 제 속도를 느슨하게 늦춘다. 그 느릿한 흐름에 맞춰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 여백 위로 찬찬하고 고요하게 깃든다. 백일홍과 원추리가 가득 핀 너른 마당 너머로는 활래정이 펼쳐진다. 활래정은 선교장 초입에 자리해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가장 먼저 사로잡는 곳이기도 하다. ‘활기가 드는 정자’라는 이름 그대로, 정자 주변의 커다란 연못에는 연꽃이 생의 가장 아름다운 때를 맞아 활짝 피었다.

 

선교장 활래정 외관 전경 

선교장 활래정 내부 

활래정

 

 

해가 지기 전, 선교장 곳곳을 둘러보기 위해 사부작사부작 발걸음을 옮겼다. 솟을대문으로 들어서면 서별당, 동별당, 열화당(출판사 열화당의 대표가 이 집 후손이다), 연지당, 안채, 행랑채가 옹기종기 붙어 있다. 아름다운 고택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나무가 있다. 솟을대문 안, 마당에서 자라는 유일한 나무인 능소화는 고운 모양새만큼 감동적인 유래도 지녔다.

금강산을 유람하던 서산 선비 하나가 병을 얻어 선교장에서 요양했다. 그는 몸을 추스르고 길을 나서며 다시 올 때는 능소화를 가져오겠다고 약속했다. 3년이 지난 어느 날, 서산 선비 집의 하인이 능소화를 가지고 한 달 길을 달려왔다. 더위가 시작되는 4월에 길을 나선 하인은 낮 시간엔 나무 그늘 아래 능소화 뿌리를 묻어두고 곁에서 자다가 선선한 저녁이 되면 뿌리를 다시 캐고 밤길을 걸었다. 당시 강릉에서는 볼 수 없던 능소화를 선교장에 가져다주는 것이 선비의 유언이었단다. 능소화나무가 사연 모르고 마주한 이에게도 예사롭지 않은 아우라를 뿜어내는 이유가 이것이었나 보다.

 

선교장 능소화 

선교장 능소화

 

 

담장 뒤로는 야트막한 동산이 있다. 동산은 금강송 수백여 그루와 대나무가 자란다. 능선을 따라 넘실넘실 흐르는 담장 곁에는 560년 수령의 금강송이 선교장을 수호하듯 굽어본다. 고목 옆의 대숲이 바람에 일렁이며 담장 안 풍경을 가리고 드러내길 반복하는 풍경 앞에선, 하염없이 멍해진다.

밤이 깊었다. 홍예헌의 툇마루에 앉았다. 선교장의 밤하늘은 아름답다. 뭉게구름 사이로 빛나는 맑은 달빛 아래 풀벌레 우는 소리와 바람 따라 실려 온 활래정의 연꽃 향기가 가득하다. 여름밤의 정취를 몸과 마음에 새기느라, 잠은 미루고 미루고 또 미루게 된다.

 

선교장 안채, 기와지붕 위로 핀 분홍 꽃나무 

선교장 안채

 

선교장 홍예헌 

홍예헌

 

 

귓속말 tip

밤이 좋다. 달빛 비추는 선교장 안을 걷는 것, 투숙하지 않으면 절대 모를 즐거움이다. 한옥이라서 그런지 조금만 자도 푹 잔 듯 개운하다. 밤 정취를 마음껏 누려보자.

 

주소 강원 강릉시 운정길 63  전화 033-648-5303  홈페이지 www.knsgj.net  ※전화 예약

체크인 당일 오후 6시  체크아웃 익일 오전 9시 ※선교장이 문 닫는 시간 동안만 투숙 가능

숙박요금 서별당 30만원, 연지당 20만원, 홍예헌 25만원, 중사랑채 1실당 15만원, 행랑채 1실당 7만원

주차 가능  취사 불가능

 

※ ‘여행자의 방’에서는 한국관광 품질인증제 시범 업소 가운데 엄선한 숙소 31곳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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