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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스토리


발행호 487 호

2017.12.07

일하는 당신, 행복하십니까? 퇴사학교 장수한 교장

퇴사학교 장수한 대표

퇴사학교 원데이 캠프


일하는 당신, 행복하십니까?


누구나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이 일치하는 건 아니다. 어떤 시기가 되면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는데 무작정 사표부터 준비했다가는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기 쉽다. 입사가 그러했듯 퇴사 역시 준비가 필요한 법. 지금도 선택의 갈림길에서 갈등하는 이들을 대신해 퇴사학교 장수한 교장에게 물었다.

                                 에디터 박은경  글 우현석(서울경제신문 객원기자, 여행작가)  사진 퇴사학교 t-school.kr






퇴사 전 회사에서 반드시 배워야 할 10가지


1. 시간을 통제하지 못하면 시간에 끌려다닌다.

2. 다양한 업무 경험을 통해 적성을 발견해야 한다.

3. 현재 하는 일에서 실력을 쌓아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4. 성과 없는 권리 주장은 아마추어다.

5. 자리가 바뀌면 풍경도 바뀐다.

6. 업의 본질이 내 위치를 알려준다.

7. 조직의 운영 시스템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8. 좋은 것 아홉 개보다 나쁜 것 하나가 더 커 보인다.

9. 나만의 일의 가치관을 정립해야 한다.

10. 결국은 ‘먹고사니즘’이다.


퇴사 후 리스크 줄이기

1. 플랜 B가 있어야 플랜 A를 잘할 수 있다.

2. 철저한 벤치마킹으로 용기를 얻는다.

3. 작은 성공을 맛봐야 한다.

4. 매일 정해진 규칙을 유지해야 한다.

5. 주변의 지지와 격려로 버틸 수 있다.





아직 젊은 나이인 것 같은데 어떤 사연이 있어서 퇴사학교를 세우게 됐습니까.

올해 33살입니다. 저도 대기업에 다니다 퇴사를 했습니다. 어떤 일을 해야 행복할지 궁금했고, 행복한 일을 찾는 실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1년 동안 백수로 살면서 여러 가지 실험을 했지요. ‘뭘 해 먹고살까?’ 같은 고민도 이어졌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아! 이런 과정들은 나뿐 아니라 우리 사회와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절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퇴사학교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퇴사는 왜 했습니까.

2015년에 퇴사를 했는데 직장생활 하는 동안 10년, 20년 후가 뻔히 보였습니다. 20년 후 은퇴한 뒤의 인생을 생각해봤는데 그때가 돼서 뭘 새로 하기에는 너무 늦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백수로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실험을 하다가 잘 안 되면 그때 가서 다시 취업해도 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는 ‘고등학교 3학년 때 1년을 투자해서 평생이 결정되는데, 그렇다면 1년 정도 투자해서 앞날에 대해 고민해볼 수도 있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청년들이 취업준비를 할 때 스펙을 쌓다가,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은 해보지도 못하고 사회의 요구대로 자신을 짜 맞춰 가는 것이 불합리하게 보였습니다. 그 차이를 받아들이고 잘 사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제 기준에 맞춰 생각해 보기로 한 거지요.


사업체가 비영리법인입니까. 영리법인이라면 수익은 어떻게 창출하나요.

영리법인입니다. 수익모델은 오프라인 수업을 하고 수업료를 받습니다. 수강생들은 보통 30대가 많고 나이 분포는 20~50대까지 다양합니다. 20~30대는 자기 탐색을 위해 수강하는 경우가 많고, 나이 든 이들은 ‘은퇴하면 무엇을 먹고살까?’ 하는 고민을 안고 옵니다. 이분들의 공통점이라면 ‘조금 더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겁니다.


퇴사학교 수업 모습

퇴사학교 수업 모습

                                 퇴사를 고민하거나 퇴사 후 삶을 계획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퇴사학교의 수업 모습



홈페이지를 읽고 검색을 해보니 ‘무작정 퇴직은 하지 말라’는 충고가 있더군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퇴사학교’라는 상호는 퇴사를 부추기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네, 오해할 수 있지요. 이름을 정할 때 고민이 많았습니다. 작년 5월에 창업해서 이제 1년 반 됐습니다. 퇴사라는 의미가 부정적이긴 하지만 저는 퇴사라는 개념에 대해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퇴사에 대해 당당히 마주 서면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퇴사학교가 생긴 이후부터 퇴사와 관련된 도서, 다큐 등이 늘고 있습니다. 이제는 오픈하고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거죠. 그래도 실제로 퇴사를 실행에 옮기는 비율은 낮은 편입니다. 90% 이상은 마음을 다잡고 직장으로 복귀하지요. 우리는 퇴사를 권유하는 게 아니라 퇴사 이후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고, 방향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현실적으로 3년 근속자를 기준으로 볼 때 80% 이상이 퇴사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이걸 덮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거죠.


(그렇긴 하지만 퇴사를 쉬쉬할 수밖에 없는 것은 떠나려는 이들에게 조직은 관대하지 않기 때문 아닌가.)


홈페이지를 읽어보면 ‘사람들은 퇴사만 하면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지만 준비하지 않은 퇴사는 불행열차 급행 칸에 오르는 것과 같다’는 경고문구가 있더군요. 하지만 그 입장에 처한 사람들은 다른 선택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 아닌가요?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고 대처하라고 교육합니까.

그런 분은 심리 상담과 코칭의 영역에서 담당합니다. 사람마다 상황에 맞는 진단이 필요하니까요. 추스르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정체성 찾기 등 전문가와 교류하면서 상황에 대해 객관적으로 진단해주지요. 정답은 자기 안에 있으니까요. 자아를 돌아보고, 코칭과 상담, 교류를 통해 해법을 제시합니다. 그런 사례는 청년들에게 더 많이 나타납니다. 쉬어도 되는지 불안해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요. 그런 분들은 상담을 받으면서 ‘나는 혼자가 아니구나’ ‘6개월 쉰다고 어떻게 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자각을 하면서 자신감을 얻어 갑니다. 그럴 때마다 보람을 느낍니다. 우리는 지난 1년간 5000명의 직장인을 만났는데, 10%는 실제로 퇴사한 사람들이었고, 나머지 90%는 실천에 옮기지 못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또 그분들 중 절반은 준비를 하고 있는 이들이고, 또 다른 부류는 퇴사할 때를 기다리고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퇴사학교가 열흘에 한 번 발행하는 퇴사 전문 콘텐츠 순간퇴사 구독자 모임

                                      퇴사학교가 열흘에 한 번 발행하는 퇴사 전문 콘텐츠 '순간퇴사' 구독자 모임



퇴사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면 어떤 것들인가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자신의 적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거지요. 이것은 공부해서 알 수는 없고, 회사생활을 하는 과정 중에 알게 됩니다. 회사에서 전략기획, 마케팅 등 다양한 부서를 거치는 경험을 많이 해보기를 권합니다. 내가 뭘 가장 잘하는지를 아는 게 중요하니까요. 둘째는 ‘회사에 소속하지 않고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을까?’ 하는 점에 유념해야 합니다. 선택지가 좁을 수밖에 없지요. 나이가 든 분들은 프랜차이즈 창업이나 월세 받는 것밖에는 뾰족한 수가 없고, 젊은이들은 더욱더 할 게 없습니다. 새로운 분야를 개발해야 하는데, 저는 그걸 지식창업이라 규정합니다. 콘텐츠를 가지고 수익을 창출하는 프레임이죠. 작가, 컨설턴트, 강사교육 등은 서비스 사업화를 위한 자산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아울러 창업에 대해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았을 때 퇴사를 결정하라’고 권한다고 했는데, 하고 싶은 것을 알아도 그게 돈이 되지 않는다면 퇴사는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하고 싶은 것과 잘하는 것이 겹쳐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회사 다니면서 하고 싶은 것은 취미로 해야 합니다. 요즘은 취업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대학생들은 취업하고 싶어서 난리인데 직장인들은 퇴사하고 싶어서 난리들이죠. 이런 사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성공적인 퇴사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준비가 필요합니다. 퇴사하고 성공한 이들을 보면 최소 3년은 준비한 사람들입니다. 쉽게 생각하고 프랜차이즈 창업을 했다가 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퇴사하기 전의 피상적인 상상과 퇴사하고 나서 마주한 현실은 하늘과 땅 차이일 수밖에 없습니다. 수강생들에게 그걸 어떻게 설명하고 있습니까.

판타지를 깨 주는 게 우리 역할입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되는 강의에서는 ‘절대 창업하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네트워킹을 통해서 하려고 하는 업종의 멘토를 찾아보고, 간접경험을 시키기도 합니다.


퇴사학교 장수한 대표


‘플랜 B를 마련하라’는 경구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런데 플랜 B까지 세우는 퇴직희망자들은 몇 %나 됩니까. 그리고 그들이 세우는 플랜 B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현실적입니까.

거의 없습니다. 생각을 못 해서가 아니라 대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선택지가 없지요. 책방을 창업한 이가 있는데 그 경력이 재입사할 때 큰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그런 케이스가 바람직합니다.


퇴사방지단에 수강생들은 얼마나 공감합니까.

만족도가 높습니다. 일단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니까요. 상담 코칭에서 서로 영향을 받고, 힐링을 합니다. 더 나아가 여러 가지 옵션에 대해서 장단점을 살펴보게 되고, 방향을 설정하고, 성급한 퇴사도 하지 않게 됩니다.


(떠나려는 자들을 토닥거려 다시 회사에 적응시키려는 게 1차 목표라는 말을 들으니 믿음이 생기는 한편 ‘퇴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뾰족하고 명쾌한 해법은 역시 없구나’ 하는 생각에 우울해졌다.)


이직학교는 얼마나 활성화되어 있습니까.

매달 열리고 있습니다. 다양한 커리어를 가진 선생님 세 분이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그들이 후배들을 코칭해서 이직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원데이 퇴사 캠프 수업 모습


글쓰기 수업이 있는 것이 이채롭습니다. 개설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장기적으로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방편입니다. 자생력의 핵심역량이 글쓰기, 말하기, 사업화 능력 등입니다. 글쓰기는 지식 생산자로서 직장인들이 확보해야 할 역량입니다. 직장인들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스쿨은 동영상 제작을 가르치는 것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매주 3시간씩 4주 코스입니다. 목표는 유튜브에 올릴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보통 직장인 중 강사가 된 성공사례는 있습니까.

지금 이곳에서 강의하고 있는 선생님들이 그런 분들입니다. 30명 정도 됩니다.


‘퇴사 후 삶을 준비하도록 도와주면서 회사 안에서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했는데 이 학교를 찾아와 상담하는 이들 중 다시

회사에 복귀하는 비율은 몇 %나 됩니까. 그 후 그 사람들은 안정적으로 회사에 적응하는 편인가요.

10%만 퇴사합니다. 그중 절반은 재입사하지요. 퇴사 후 1년 이내 재입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분들은 회사에 더 잘 다니는 편입니다. 백수일 때 어려움을 아니까 그만큼 회사에 적응을 잘하는 편이지요.






PROFILE

카카오 브런치 대상 수상 / 저서 《퇴사의 추억》, 《퇴사학교》 / 전 삼성전자 근무 /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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