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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스토리


발행호 487 호

2017.12.07

차분한 바다 앞 조금씩 빛나는 솔직한 걸음, 화성 황금해안길

화성 황금해안길


화성 황금해안길


서해의 한적한 바닷가를 곁에 두고 홀로 걷는 길. 걸음이 길어질수록 깊숙한 마음에 닿는다. 길의 끝, 낙조를 바라보며 두툼해진 한 해의 시간을 곱게 접어 두었다.

                                                             에디터 박은경  글 박산하(여행작가)  사진 박산하, 한국관광공사 DB





Course 화성 황금해안길 5km, 약 1시간 40분 소요


화성 황금해안길 코스

서해 갯벌과 모래사장을 함께 만날 수 있는 길이다. 황홀한 낙조를 볼 수 있는 궁평항에서 시작해 소나무가 우거져 있는 데크 산책길, 궁평유원지를 스쳐 바다를 끼고 걸으면 백미리 어촌체험마을에 닿는다. 갯벌체험으로 유명한 이곳은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이 찾는 마을이다. 코스의 반은 군 철조망으로 시야가 가려지지만 답답하지는 않다. 바다와 숲을 양옆에 끼고 걸을 수 있는 한적한 길이다.






길 위에서 발견하는 것들은 소소하다. 조심스레 다가오는 바닷가 고양이, 해풍을 맞고 조금씩 강해지는 풀, 계절보다 한 박자 늦게 움튼 꽃들. 자연의 품에서 작게 반짝이는 것들을 유심히 본다. 그 사이에서 나를 발견한다. 나만의 리듬으로 걸으면 생각도 그 박자에 맞춰 움직이기 마련. 그리곤 길의 끝에선 점점 느려진다. 그럴 땐, 나는 나를 토닥여줄 필요가 있다. 한 해가 가는 아쉬움보다는 일 년 동안 잘 해왔다고. 스스로를 안아주는 일은 꽤나 중요하다.




늦가을 산책길. 볕에 반짝이는 억새가 반긴다



                         가을 저무는 산책길. 볕에 반짝이는 억새가 반긴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가까운 바닷가로 훌쩍 떠났다. 나를 위로해주는 일은 어디서든 할 수 있지만, 홀로 걷는 시간이 필요하다. 마음에 스며드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낙조를 만날 수 있다는 바다로 향하는 길. 다른 사람에게도 보여주지 못하는 솔직한 나를 만나고 싶었는지 모른다.

해양수산부에서 전국의 걷기 좋은 길로 선정한 해안누리길. 그중 하나인 화성 황금해안길은 궁평항에서 백미리 어촌마을까지 약 5km에 이른다. 낙조로 유명한 궁평항에서 트레킹을 마무리하고 싶어, 백미리 어촌마을에서 걸음을 시작한다.

지난여름의 기억이다. 지금은 겨울바람에 썰렁해진 마을이지만, 뜨거울 때는 아이들이 첨벙첨벙 갯벌로 뛰어들었다. 갯벌체험으로 유명한 마을 앞에선 조개와 갯지렁이, 낙지까지 잡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풍성한 바다를 만날 수 있다. 또 말뚝을 박고 그물을 걸어 썰물과 밀물의 차이로 물고기를 잡는 건간망체험도 할 수 있다. 펄떡펄떡, 손가락만 한 게와 새우가 넘치도록 잡힌다. 이곳은 망둥어가 잘 잡히는 바다이기도 하다. 초보자의 낚싯대에도 망둥어가 주렁주렁 매달릴 정도다.


백미리 어촌체험마을의 풍경, 섬 하나가 우뚝하다

                                                    백미리 어촌체험마을의 풍경, 섬 하나가 우뚝하다



백미리는 바닷가 옆, 산 아래 있는 마을이다. 마을 모양이 뱀이 꼬리를 사리고 있는 듯해 이름 붙여졌다. 마을엔 천연굴이 많이 나 굴섬이라고도 불리는 구리섬이 있다. 또 바다 한가운데 삐죽 솟은 섬인 감투섬은 마을 사람들이 바닷일을 나가기 전에 이곳에서 안녕을 빌곤 했다. 배를 타고 10분 정도 나가면 도리도에서 무인도 체험도 할 수 있다. 활기찼던 마을은 계절을 따라 자분자분해졌다.




숲과 바다를 만나, 나를 돌아본다

마을을 한 바퀴 돌고 본격적으로 황금해안길을 걷기 시작한다. 길 위에 안내판이 따로 없지만 군 철조망을 따라 걸으면 된다. 산길을 따라 만들었기에 울퉁불퉁한 흙길이 이어진다. 길 위에서 오후 볕에 은은하게 빛나는 억새가 반갑게 맞아준다. 걷다 보면 하얀 펜스가 이어져 있는데, 산악승마둘레길이 만들어지는 중이란다. 3km 정도의 길은 곧 승마를 할 수 있는 독특한 코스로 사랑받을 것이다.

학승루(學僧樓)라는 현판이 붙은 2층 정자를 만난다. 이곳에 오르면 거뭇한 갯벌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철조망 때문에 다소 걸리적거렸던 풍경이 확 트이니 오래 머물며 백미리 어촌마을도 다시 살펴본다. 바닷가 마을엔 파도의 보드라운 곡선이 그려져 있다.

해안 경비용 군 철조망이 바다를 가리고 있지만 풍경을 감상하기엔 그렇게 답답하진 않다. 조만간 여행객을 위해 철조망의 일부 구간은 시야가 가리지 않는 위치로 옮겨질 예정이다. 그러면 바다가 한결 더 가까워지리라.


황금해안길에서 만난 정자

        황금해안길에서 만난 정자. 거뭇하게 펼쳐진 갯벌 풍경을 내려다보기 좋다



40여 분 걸었을까. 품 넓은 땅에 소나무가 빽빽하게 심어져 있는 곳인 궁평유원지에 닿는다. 100년 이상 된 소나무들이 촘촘하고 단단하게 뿌리내린 곳이다. 바다와 사람이 사는 마을 경계에 솔숲이 쉼표처럼 들어서 있다. 나무 데크로 꾸며진 솔숲 산책길에서 걸음이 한껏 느려진다. 나무 아래, 씨앗이 뿌려져 있는 밭을 곳곳에서 발견한다. ‘밟지 마세요’라는 작은 표지판도 함께 꽂혀 있다. 따듯한 바람이 불어올 때쯤 어떤 식물이 얼굴을 내밀지 궁금해진다. 솔숲 옆에는 보드라운 모래사장이 있어 바닷바람 맞으며 걷기 좋다. 해변의 끝은 밀물 때문에 길이 끊겨 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두리번거리니,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주머니들이 손짓한다.

“지금은 못 건너. 저녁때나 되어야제. 저리로 돌아가야 혀”

마당에 나와 김장을 담그고 있는 아주머니들이다. 가리키는 곳으로 향하니 군부대가 있다. “조심해!”라고 뒤통수로 들리는 목소리에 잔뜩 긴장하고 논두렁을 건넌다. 궁평항으로 향하는 도로가 나오자 그제야 발걸음이 유연해진다.



궁평유원지 바닥에 떨어진 솔방울이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궁평유원지 바닥에 떨어진 솔방울이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궁평유원지 바닥에 떨어진 솔방울이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궁평리는 궁 즉, 국가에서 관리하는 땅이 많아 ‘궁평’ ‘궁들’이라고 불렸다. 궁평리에서는 90ha에 이르는 갯벌을 3등분해 매년 돌아가면서 한 곳을 개방한다. 갯벌의 생명을 회복하는 시간이다. 그렇게 우리도 쉬어야 할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잠시 사람과 일, 시간에서 한 걸음 떨어져 힘을 빼고 보면, 나 자신이 투명하게 보인다.

어느 순간 해는 바다 위에 사뿐히 내려앉았고, 시간은 한해의 마지막에 닿아 있다. 지나온 시간을 후회가 아닌, 그저 바라보고 어루만진다. 모르는 길을 잘 걸어왔다고, 묵묵히 잘 견뎌왔다고. 그렇게 스스로를 위안하는 차분한 시간이 내려앉았다.


해 질 무렵 만나는 궁평항                            

해 질 무렵 만나는 궁평항

                                      해 질 무렵 만나는 궁평항





화성 황금해안길 가는 길  수원역에서 400번, 400-2번 버스 탑승 후 궁평항 정류장 하차. 약 2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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