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09.01
[맛있는 여행] 깊고 그윽한 가을의 맛
바람만 불어도 기분 알싸해지는 가을이 왔다. 툭 건드려도 눈물 날 듯 헛헛하다면 풍부한 맛에 그윽한 향 묻어나는 별미로 마음을 달래보자.
깊고 그윽한 가을의 맛
바람만 불어도 기분 알싸해지는 가을이 왔다. 툭 건드려도 눈물 날 듯 헛헛하다면 풍부한 맛에 그윽한 향 묻어나는 별미로 마음을 달래보자.
에디터 박은경 출처 우리 고장 맛 이야기
효성의 향기 그윽한 음식 경기 의왕 송이한정식
산으로 둘러싸인 의왕에는 버섯이 감자만큼이나 흔했다. 버섯이 흔한 시절에도 몸통이 굵은 송이버섯을 발견하면 조심스레 흙 묻은 채로 가져다가 부모님이나 사찰의 큰 스님에게 올리는 것이 의왕사람들의 마음 씀씀이였다. 어른 공경하는 예절이 아름다운 의왕에는 유난히 효와 충에 대한 전설이 많은데, 그 대표적인 것이 의왕시 오전동 모락산의 정3품 소나무 이야기다.
조선의 정조는 효행으로 이름난 왕이었는데 안타깝게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에 갈 때마다 이 모락산 옆을 지나갔다고 한다. 정조가 부왕 능까지 가는 노정은 과천 남태령을 넘어 인덕원에서 잠시 쉬고 다시 지지대고개를 넘어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인덕원에서 지지대고개를 넘는 동안 정조는 모락산의 커다란 나무가 마치 자신을 호위하는 것처럼 좋은 기운을 내뿜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정조는 능행(왕이 조상의 능을 보러 가는 행차) 때마다, 마치 충신을 만나는 것처럼 이 소나무를 반겼는데, 자신의 변함없는 효심을 소나무가 알아주는 것이라 여겨 마침내 그 소나무에게 정3품의 벼슬을 내렸다고 전해진다.
모락산이 삶의 터전이었던 한 소년 나무꾼이 이 이야기를 마을 어른에게서 전해 듣고 나무하러 올 때마다 이 소나무에게 노부모의 건강을 빌면서 자신의 효성이 부족함을 한탄하곤 했다. 어느 가을, 이 정3품 소나무 근처에서 팔뚝만한 자연송이를 발견한 어린 나무꾼은 이가 없는 노모에게 이 송이를 달여 먹이며 극진히 봉양했다고 한다.
의왕사람들은 지금도 자연산 송이를 산삼보다 높이 치며 특별한 날 구이나 샤브샤브, 차로 대접한다. 은은한 효심의 향기를 맡으면서 말이다. 자연산 송이를 그대로 굽거나 대하와 함께 내오는 송이한정식은 효심과 함께 의왕을 대표하는 요리다.
문의 의왕시청 031-345-2821~4 www.uw21.net
특산물에서 보양 음식으로 충남 청양 구기자 갈비전골
최근 팝스타 마돈나, 영화배우 엘리자베스 헐리 등 해외 유명 스타들이 즐겨 먹는 건강 음식으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탄 것이 바로 빨간 열매, 구기자다.
콩 정도의 크기지만, 비타민C와 철분 등 영양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미국과 유럽에서는 자양 강장제로 각광받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옛날부터 거의 모든 한약에‘약방의 감초’처럼 구기자를 넣어왔는데, 일조량이 풍부한 청양에서도 흔하디흔한 것이 바로 구기자였다. 그 덕분인지 청양은 전국의 내로라하는 ‘장수마을’로 꼽히는 곳이다. 고추로 유명한 청양에서 ‘구기자 갈비전골’이 태어난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20년 전쯤, 청양에서 갈비찜을 하던 한 음식점 주인은 구기자와 고추를 함께 재배하는 밭을 바라보다가 문득 두 재료를 모두 갈비찜에 넣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단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갈비찜을 만들어보았더니 구기자에서는 달착지근한 맛이, 고추에서는 개운한 맛이 갈비에 녹아들어 독특한 풍미가 났다.
그런데 이 음식을 처음 맛본 사람들의 반응이 의외였다. 전날 밤에 술을 마시고 해장할 음식을 찾던 손님들은 구기자를 넣은 갈비찜을 먹고는 국물만 계속 더 주문했던 것이다. 그래서 아예 구기자 뿌리와 함께 끓인 사골 국물을 넉넉히 넣은 ‘구기자 갈비전골’을 손님들에게 선보이게 되었다고.
구기자는 동일한 양의 오렌지보다 비타민C가 500배나 많다. 이 때문에 허약한 사람의 원기를 북돋아주고, 얼굴빛이 살아나 젊어 보이게 만든다. 청양의 특산물 구기자가 갈비를 만나 둘도 없는 보양식을 만들어낸 것이다.
문의 청양군청 041-940-2312 www.cheongyang.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