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23
1960-1977 그해, 여름
1960년 어느 여름날. 마침내 그는 다이빙대 위에 발을 디뎠다. “내가 해내면, 너희도 다 하는 거다” 그는 있는 힘껏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풍덩. 그리고는 곧바로 수면 위에 머리를 내밀며 외쳤다. “좋았어! 다음은 누구야?”
1977년, 부산 다대포해수욕장
해운대에 비해 조촐하지만 오붓하고 살뜰한 다대포로 피서를 갔다.
낚싯대와 수영 튜브만 간단히 챙겨 들고.
강과 바다가 잇닿는 데서 불어오는 바람이 참으로 시원했다.
1963년, 인천 해수욕장
1977년, 유원지에서 뱃놀이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한 달 만에 쾌청한 휴일. 모두가 지겹도록 물에 시달렸지만, 복날이 가까워져 오면 어쩔 수 없이 물이 그리운 모양이다.
이글거리는 복더위에 발길은 뚝섬과 인천 송도해수욕장으로 향한다.
풍덩. 스르륵.
작열하는 태양의 휴일은 잃어버린 원시를 떠오르게 한다. 무덥고 가난하기만 한 우리의 여름. 잠시 자연과 친하며 마음을 풀어본다.
1970년, 서울 뚝섬유원지
1976년, 태안 몽산포해수욕장
계속되는 찌는 더위에 전기 사용량이 해방 후 최고를 기록했던 1970년 여름.
우아한 복고조의 영향으로 비키니보다 원피스 수영복이 유행했던 1976년의 여름.
250원짜리 매운탕을 상인 멋대로 500원으로 올려 받아 아버지 기분이 언짢았지만,
몽산포로 가는 왕복 회비를 2800원씩 걷는 바람에 주머니가 가벼워졌지만,
그래도 휴가는,
역시나 즐겁다.
1972년, 서울 중구 을지로5가의 어느 골목
1972년, 서울 타워호텔 풀장
방학하고 처음 맞는 일요일이다.
타워호텔 풀장에 있는 하이슬라이드가 그렇게 신난다던데.
미끄러져 내려와 수영장에 빠지는 기분이 진짜 최고라던데.
엄마는 아폴로 눈병인지 뭔지 때문에 당분간 수영장에 못 간다고 하셨다.
윽! 아폴로가 대체 뭐람. 잔뜩 뿔이 난 마음에
동생을 데리고 나와 자전거를 타고 놀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