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16
전계욱 지엔씨21 대표
문화관광 홍보 전문가
전계욱 지엔씨21 대표
지방자치단체의 관광 및 축제 홍보를 하는 대행사 지엔씨21의 전계욱 대표는 지자체관광홍보의 요체를 간결하게 정리했다. 어떻게 해야 홍보에 성공할지, 어떻게 해야 지자체 경제에 보탬이 될지 전략적으로 접근하라는 얘기였다. 하긴 나부터도 일에 파묻히다 보면 무엇이 목적인지, 무엇이 수단인지를 혼동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럴 때면 ‘누가 제3자적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충고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나는 여행기자를 만 6년째 하면서 여행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전계욱 대표는 그 많은 이들 가운데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인트라바운드 관광의 판을 제대로 읽고, 상담해줄 수 있는 전문가 중의 한 명이었다.
글, 사진 우현석(서울경제신문 객원기자·여행칼럼니스트)
지엔씨21은 기자들에게 지자체의 여행과 문화관광을 홍보하는 업체로 알려졌습니다. 그 밖에도 하는 일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우리 회사는 지방자치단체의 문화관광자원에 대한 홍보를 대행하는 회사입니다. 여행기자 팸투어(답사여행)를 진행하는 언론홍보, 여행 블로거 팸투어에 기반을 둔 포털사이트 활용 홍보, 국내여행을 주로 하는 여행작가 초청 팸투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사진 및 영상 같은 이미지를 활용한 온라인 홍보 등 문화관광자원에 대한 다양한 홍보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지자체 관광홍보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여행홍보라고 하면 팸투어를 가서 관광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전 대표가 생각하는 홍보의 의미는 어떤 것입니까.
관광지 홍보와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 이야기, 스토리텔링, 지역축제,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까지 풀어가면 넓은 의미의 홍보가 됩니다.
지자체의 관광지만 알린다면 좁은 의미의 홍보가 되겠지요. 기업홍보를 예로 들어볼까요?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자신들이 판매하는 재화나 서비스의 홍보는 물론 기업이미지 개선, 자신의 회사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홍보까지 스펙트럼을 넓혀 나갑니다. 지자체들도 문화관광의 홍보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런 부분까지 공격적인 홍보를 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신문의 여행면은 여행과 관련된 것을 주로 쓰지만, 기자들은 국제결혼을 한 외국인 여성이 문화관광해설사를 한다든지 하는 특이한 화제성 이슈가 있다면 하지 말라고 말려도 기사를 쓰려고 합니다. 그렇기에 지자체들은 문화재나 관광지만 홍보하겠다는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 유연한 사고로 홍보의 폭을 넓혀 나가야 합니다. 실제로 양구에서는 일본에서 시집온 일본인 여성이 해설사를 하고 있었는데, 모 신문기자가 그분들을 취재해 비중 있게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지자체 홍보를 외국인이 하고 있다는 것은 훌륭한 스토리텔링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엔씨21에서 하고 있는 일들의 비중은 어떻게 됩니까.
매출기준으로 보면 여행기자 팸투어가 40%, 여행블로거 팸투어 30%, 여행작가 팸투어 10%, 온라인홍보 20% 정도입니다. 아직도 지자체들은 신문에 보도되는 것을 선호합니다. 방송사들은 팸투어를 진행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한 적도 있었는데 요즘은 하지 않습니다.
관광은 이제 지자체들이 올리고 있는 수익원 중 가장 큰 부분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지자체들이 관광을 바라보는 시각도 많이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전 대표가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와 어떤 변화가 있습니까.
실제로 2003년 10월 처음 시작했을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관광 관련 업무는 과(科)도 아닌 계(係) 단위의 일이었습니다. 심지어는 그 유명한 함평나비축제 조차도 관광진흥계에서 주도적으로 진행했을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축제는 군 전체가 나서서 하는 큰일이 돼버렸습니다. 요즘 관광은 자치단체장의 관심도가 가장 높은 주력 부문으로 변모했습니다. 10년 전에는 관광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형태의 관광이벤트라고 해봤자 축제 정도였습니다. 지자체들은 함평나비축제, 화천산천어축제 등 몇몇 성공사례를 선망의 눈초리로 바라보면서 자신들에게도 이런 행운이 찾아오길 기대하며 기획하고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축제 외에도 장흥군의 토요시장, 영덕군의 블루로드달맞이여행 등 지자체들이 다양한 관광이벤트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규모는 축제가 가장 큽니다.
하지만 이 같은 이벤트들은 규모는 적어도 주기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월(月) 단위, 주(週) 단위로 하는 이벤트들도 많이 있습니다. 축제는 연간 한 번이지만 이 같은 이벤트들은 연중 벌어지기 때문에 관광객들도 찾아가기에 좋습니다. 이렇게 연중 시의적절한 이벤트가 늘어간다는 것은 새로운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축제를 서로 베껴가며 대박을 꿈꾸는 시기는 저물어 가는 대신, 개성 넘치는 차별화된 축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거지요.
요즘 지방에는 어느 곳에서든 젊은이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60대 이상의 인구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 때문에 지자체들은 생산성에 한계가 있는 농업보다도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자치제도가 자리를 잡으면서 관광산업의 위상이 강화된 측면도 있겠지요.
물론입니다. 선거로 당선된 자치단체장들은 재선을 위해 주민들에게 실제적인 이득을 줄 수 있는 일에 관심이 높습니다. 관광이 주민 소득을 높일 수 있는 성장 가능성이 큰 산업으로 인식되면서 위상이 높아진 거지요. 관선 단체장시대의 관광이 경주, 공주, 설악산 등 유명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지자체 중심이었다면, 민선시대에는 전통적인 관광자원이 부족한 도시에서도 주력산업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함평, 울진, 영덕, 제천 등이 대표적인 지자체들입니다. 제천은 지자체의 노력으로 관광도시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화천산천어축제도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런 지자체와 축제들은 성공사례로 제시할 만합니다.
전 대표께서 지자체의 관광홍보를 하면서 가장 비중을 두는 것은 어떤 부분들인가요.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홍보했을 때 사람들이 관심을 두고 찾아올 만한 관광자원이 무엇인지를 먼저 살펴봅니다. 홍보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홍보로 인해 목적을 달성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지자체에서는 홍보하고 싶은 자원과 목적을 명확하게 한 후 홍보를 의뢰하는데, 홍보하고 싶은 자원에 집중하다 보면 목적 달성이 쉽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목적에 맞는 관광자원들을 찾아내고, 이를 통해 본래의 자원에 대한 홍보로 연결하는 방법을 구사합니다.
대기업 홍보실 출신이라고 들었습니다. 대기업의 홍보방식과 비교할 때 지자체들의 홍보마인드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알리고자 하는 마인드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방법과 스킬에서는 많은 차이가 납니다. 상대적으로 기업이 적극적이라면, 지자체는 소극적인 편입니다. 이는 사람의 차이라기보다는 조직의 차이입니다. 홍보결과에 따라 실적의 변화가 바로바로 나타나야 하는 특성상 기업은 홍보에 목을 걸 수밖에 없습니다.
일례로 기업의 홍보실 직원은 신문사의 담당기자가 바뀌면 찾아가서 차도 마시고 업계의 근황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면서 친분을 쌓는 게 보통입니다. 홍보실 직원은 관련 분야 정보에 대해 기자보다 더 많이 알고 있습니다. 정보의 흐름이 기업에서 매체로 흘러가게 마련입니다. 지자체는 기업과는 반대입니다. 신문사의 담당 기자가 거의 해마다 바뀌는 관광 담당 공무원을 상대해야 합니다. 지역의 관광자원에 대해서는 지자체 관광 담당자가 더 많이 알고 있겠지만, 관광자원을 활용하는 방법이나 타 지역의 동일 자원에 대해서 가질 수 있는 비교 포인트에 대해서는 담당 기자들이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정보가 매체에서 지자체로 흘러가는 거지요. 정보의 흐름이 어느 쪽으로 흘러가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홍보의 주도권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매체를 활용해 홍보할 때 위와 같은 상황이라면 기업과 지자체 중 어디가 유리할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그렇다면 지자체 관광담당 공무원들이 기자들을 상대로 홍보할 때 염두에 둬야 할 점은 무엇입니까.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겁니다. 지자체가 보여주고 싶은 것을 기자들에게 보여주기보다는, 관광객들이 재미있어 하고 관심이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해 기자들에게 홍보해야 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모 지자체 축제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그 지자체는 공을 엄청나게 들여서 개막공연을 준비했습니다. 관광객들도 구름같이 모여들었어요.
큰돈을 들여 좋은 공연팀도 유치했지요. 그런데 중간에 끼워 넣은 지역 문화단체공연이 몹시 지루했습니다. 그 많던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습니다. 순식간에 파장 분위기로 변해 버렸지요.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진도바닷길축제는 씻김굿이 제일 중요한 콘텐츠입니다. 하지만 군청에서는 관광객들이 씻김굿 보다는 모세의 기적처럼 열리는 바닷길에 더 관심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축제 이름을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로 정했습니다. 전략적으로 접근한 거지요. 이 결정은 주효했습니다. 관광객들이 물밀 듯 몰려들었습니다. 제가 지자체에 드리고 싶은 말씀은 문화적 자부심에 전략적 사고를 접목해야 한다는 겁니다.
홍보대행사가 이 같은 전략적 마인드로 무장하고 있어도, 결국 결정을 하는 것은 지자체의 몫이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쪽과 이견이 생기면 간극을 어떻게 좁혀나가는지 그 방법이 궁금했다.
지자체 공무원들과 그 같은 이견이 생겼을 때 어떤 방식으로 설득을 합니까.
저는 지자체와 한 번 일을 시작하면, 최소 2~3년 길게는 7~8년 이상 이어 갑니다. 처음에는 웬만하면 담당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일을 해줍니다. 그리고 일을 하면서 조금씩 매체 환경이나 프로세스 등을 설명하면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에 관해 얘기합니다. 그러면 대부분 제가 제시하는 방법에 수긍합니다. 언론, 포털, 모바일 같은 홍보채널의 특성, 홍보 패러다임, 타 지역의 비슷한 아이템 등 환경에 관해 설명하고,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모색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거지요. 같은 배를 타고 항해하는 동료라고 생각해야 서로 일하기 좋습니다.
생각해보니 그와는 전라남도 장흥군에서 강원도 태백까지 남북으로 수많은 지자체를 함께 돌아다녔다. 그가 얼마나 많은 지자체와 함께 일을 했는지 궁금했다.
당신이 지금까지 홍보했던 지자체는 모두 몇 개 정도 됩니까.
창업한 이후 지난 10여 년간 대략 70~80곳의 지자체 홍보를 대행해왔습니다, 요즘은 연간 30곳 정도 홍보를 해주고 있습니다.
당신은 일을 맡은 지자체 외에 다른 지자체들도 조사하거나 방문하고 있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지금 일하고 있는 지자체들만 조사해서 홍보하는 것도 벅차기 때문입니다. 다른 지자체를 돌아볼 만한 시간이 없습니다.
국내에는 특별시 1개, 광역시 6개, 시 75개, 군이 80개가 있습니다. 그 중에 몇 곳이나 가보았습니까.
모든 지자체와 일을 한 것은 아니지만 거의 다 가 봤습니다. 울릉군 정도 빼고는 일이든 여행이든, 맛집 책이나 여행 책을 쓰기 위한 취재 목적이든 여기저기 다 가봤습니다.
일반적인 홍보대행사의 경우 대표는 사무실을 지키고 담당 직원들이 기자들을 상대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전 대표는 기자가 한 명이 가든, 열 명이 가든 거의 모든 팸투어를 직접 안내한다. 회사 일정 때문에 시간을 맞출 수 없는 기자들은 직원들을 따로 배정해 다른 날에 팸투어를 진행하기도 한다.
그는 기자들의 기호에 따른 맞춤 팸투어를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기자들에게 잘 먹히는 관광지의 특성 같은 게 있습니까.
기자라고 하지만, 매체마다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기에 한 가지 특성을 얘기하기는 어렵습니다. H신문은 여행지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S신문은 장쾌한 풍경을, M신문은 지금 그곳을 소개하는 이유를 중요시하고 거기에 초점을 둡니다. 매체와 기자의 성향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죠. 물론 잘 먹히는 특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나, 공개되지 않은 곳에는 미디어라는 특성상 관심을 두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런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는 지자체가 몇 개나 있겠습니까? 게다가 이런 자원은 한 번 공개되고 난 후에는 가치가 급락합니다. 지속해서 홍보해야 하는 지자체 입장에서는 이런 카드를 항상 내밀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동굴이라든지, 폭포라든지 매체들이 선호하는 자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간과하는 곳들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지자체들은 이들 자원을 어떻게 포장해서 홍보할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홍보를 대행하는 측면에서 볼 때 지자체들이 개선해야 할 홍보 양태라면 어떤 게 있습니까.
지자체 입장에서는 미디어팸을 하면 모든 곳을 빼놓지 않고 한 곳이라도 더 보여주고 싶어 합니다. 이럴 경우 수박 겉핥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다음번 팸투어에는 반응이 시들해집니다. 왜냐하면, 첫 번째 팸투어에서 제대로 본 곳은 없었지만, 두루두루 다 둘러 봤기 때문이지요. 어떻게 포장을 해서 기자들의 관심을 끌 것인지에 대해 전략적 사고방식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겪은 사례를 들어 설명해 주시죠.
태백시의 홍보대행을 맡은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이미 몇 년이 지나서 기자들이 최소한 두세 차례씩 태백을 다녀간 상황이었습니다. 눈축제, 설산, 함백산 등이 여러 번 신문에 소개된 터라 기자들의 반응이 시큰둥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해 태백에 석탄열차 스위치백 운행이 막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기자들에게 ‘태백의 스위치백 기차운행이 중단된다.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가는 스위치백 운행의 마지막을 취재하러 가자’고 해서 여러 매체에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팸투어는 언론사, 여행작가, 블로거로 크게 구분됩니다. 각각의 특성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언론사는 관광자원 중 풍경 위주의 여행지에서 강력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반면 여행작가는 신문처럼 결과물이 바로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기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여행작가들은 책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입니다. 또 방송에 출연하는 이들도 생길 수 있어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블로거는 음식, 체험 등 특화된 개별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쪽에 강점이 있습니다.
여행기자 중에는 해설사에 의존하지 않은 이들도 있지만, 해설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류도 있습니다. 그것은 개인의 스타일일 텐데 당신은 해설사 비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지역의 문화관광자원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춘 해설사는 효과적인 지역 홍보마케팅을 위해 필요합니다. 기업의 첨병이 영업사원이듯이 지역의 관광산업을 이끄는 첨병 역할을 해설사가 하고 있습니다. 주로 단체 관광객들을 상대하는 해설사 중에는 기자 한 사람에게 해설하는 것에 익숙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또 버스를 타고 여러 사람을 상대로 설명한 경험만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자 한 사람을 상대로 해설을 잘하면 수십만 명의 독자에게 그 내용이 전달됩니다. 여행기자가 취재를 온다고 하면 유능한
해설사를 배정하는 지자체가 있는 반면에 어떤 지자체는 아무리 기자라도 한 사람이 오면 해설사를 배정할 수 없다고 하는 곳도 있습니다. 후자는 전략적 사고가 부족한 곳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각 지자체의 해설사들은 대부분 월 100만원 안팎의 교통비와 활동비 정도만 받고 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설사들 사이에서는 지자체 관광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해설사도 능력에 따라 차등을 두거나, 입장료 수입 일부를 이들의 임금으로 전환하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총론에는 공감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경험에 의하면 인센티브 도입은 지역 사정상 쉽지는 않으리라고 봅니다. 자격 요건을 강화할 필요는 있으나,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데는 지자체마다 복잡다기한 변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는 여행담당을 하는 동안 대략 30개 나라를 돌아봤다. 자연경관으로만 따지면 우리나라는 그중에서 첫손가락에 꼽을 만하다고 생각해왔다. 전문가인 그는 우리나라 관광자원 중 어떤 부분에 방점을 찍고 있는지 궁금했다.
전 대표가 생각하기에 우리나라 지자체들의 관광인프라 중 가장 경쟁력 있는 부분은 무엇이고 가장 취약한 부분은 무엇입니까.
지자체마다 보유하고 있는 자원이 다르므로 ‘이것이 경쟁력이 있다’라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아 짧게는 한 시간, 아무리 길어도 여섯 시간이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접근성이 강점이라면 강점입니다. 교통이 좋기에 1박 2일이면 어떤 곳이든 다녀올 수 있습니다. 그 밖에 지역별로 특화된 먹거리도 경쟁력이 있습니다.
취약한 부분이라면 지자체들이 벤치마킹이라는 미명하에 축제 등 관광콘텐츠를 서로 베끼고 있어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지자체 관광경쟁력은 결코 단편적이지 않습니다. 지자체마다 나름의 개성이 있고, 다양한 변수가 있습니다. 공통점은 거의 없습니다.
전 대표의 경험으로 볼 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관광자원이 풍부한 지자체는 어디입니까.
글쎄요. 볼거리가 풍부한 곳이 많아서 하나를 콕 집어 말씀 드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강원도 평창, 충북 제천, 충남 공주, 경북 울진, 경남 창원, 전북 전주, 전남 고흥, 제주도 등이 다양한 관광자원을 접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지자체들이 지향해야 할 관광정책이나 방향은 어떤 것들입니까.
지역의 문화관광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관광이벤트가 필요합니다. 축제뿐 아니라 야간산행, 문학기행, 별미기행, 역사기행 등 지자체마다 개성 있는 보유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합니다. 꾸준히 관광객들을 유인할 수 있는 콘텐츠나 이벤트가 필요한 거지요. 천편일률적인 관광기념품도 적극적으로 개발해 다양화시켜야 합니다.
전 계 욱
1968년 충남 연기군(현 세종특별자치시) 출생, 대기업과 벤처기업에서 기업홍보 관련 업무 10년간 담당. 2004년부터 지역축제와 문화관광 홍보마케팅을 하며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있다. 전국 곳곳을 다니다 보니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맛깔스러운 음식과 운치 있는 여행명소에 대해 도가 텄다.
여행웹진 ‘리에또(www.lieto.co.kr)’와 여행페이스북 ‘축제좋아 여행좋아’를 운영하고 있으며, 문화관광 홍보 전문 대행사인 지엔씨21의 대표다.
저서로 <대한민국 대표맛집 1000>, <자동차 주말여행 코스북>, <국가대표 지역축제 28>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