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물레길

낭만의 도시 춘천에는 그 이름도 예쁜 ‘물레길’이 있다. 혹자는 ‘또 길이야?’ 라며 외면할지 모른다. 아니면 물가 주변을 따라 걷는 산책길을 먼저 떠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물레길은 당신이 생각하는 그것과는 분명 다르다.

에디터 박은경 글, 사진 춘천 물레길(퓨레코이즘)

물레길은 클래식 우든카누에 올라 물위를 유유자적 즐기는 느린 여행길이다. 흔히 카약과 카누를 혼동하기도 하는데, 카누는 한쪽에만 날이 있는 패들을 사용하지만 카약의 경우 양쪽에 모두 날이 있는 패들을 사용한다. 그래서 카약은 급류를 타며 역동적인 힘을 느낄 수 있는 반면 카누는 수면 위를 느릿하게 가로지르는 서정적인 매력을 지녔다.

하지만 카누는 우리나라에서 그리 익숙한 레저 문화는 아니다. 다소 비싼 가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소수만 즐기는 마니아적인 취미라고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면에서 물레길은 카누 대중화의 길을 정확하게 제시하는 의미 있는 시도다.

카누는 인디언들이 강이나 바다에서 교통수단으로, 또 수렵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던 작은 배다. 주변 환경에 따라 다양한 모습과 재질로 발전해 왔는데, 북미 인디언들은 자작나무로, 그린란드 에스키모들은 동물의 뼈에 바다표범의 가죽을 씌워 만들었다.

물레길에는 캐나디안 스타일의 클래식 우든카누가 사용된다. 가볍고 탄성이 좋은 캐나다산 적삼목을 일일이 손으로 붙여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카누의 무게는 20~30kg 정도로 성인 남성이 들고 어디든 이동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최대 300~400kg까지 짐을 실을 수 있어 일반 교통편으로 가볼 수 없는 섬으로 캠핑을 가거나 카누 위에서 낚시를 하는 등 색다른 아웃도어 체험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또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도전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10분 정도만 설명을 들으면 누구라도 금방 물살을 가르며 미끄러져 나아갈 수 있다.

문의 033-242-8463, mullegil.org

유유자적 물레길 카누잉 프로그램 5

1— 기본 카누투어

가장 기본적인 카누투어 프로그램. 1시간 동안 직접 카누를 조종해서 호수를 따라 물길을 구경한다. 초보자를 비롯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용이 가능하며, 안전가이드가 동행한다.

2— 프리 카누잉

카누잉 경험이 많은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물레길 경험자에 한해 신청이 가능하다. 카누를 다루는 능력에 따라 장거리 대여도 할 수 있다. 사전 문의 필수.

3— 힐링 카누투어(노을 카누잉)

카누의 낭만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시간은 해 질 무렵이다. 해 질 녘 호수에 비치는 석양을 바라보며 자연과 함께 물들어 가는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다.

4— 단체 레크레이션 카누잉

구성원 간의 소통 지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단체 프로그램. 카누를 타고 이색 게임을 즐기거나 수상안전 및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송암스포츠타운의 다양한 체육시설도 이용 가능하다.

5— 중급자 카누잉

카누를 전문적으로 배워보는 프로그램이다. 전문 강사가 패들링 기법, 수상안전, 응급처치 등 카누잉에 필요한 기술과 정보를 교육한다. 전 과정 이수 시 춘천 물레길이 공인하는 자격증이 발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