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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스토리


발행호 480 호

2017.05.02

숲과 강이 나란한 길 사이를 걷다, 낙동강 쌍절암 생태숲길

낙동강 쌍절암 생태숲길 

 

길고 긴 강을 따라 나무들이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었고, 길 위에는 사람들의 삶이 첩첩하게 스며 있었다. 사랑하는 이와 숲과 강 사이를 걷던 길, 자연과 사람 속에 온전히 파묻혔던 시간이었다. 그렇게 길 위의 여러 벗이 봄의 기억을 짙게 했다.

글 박산하(여행작가)  사진 성종윤(리빙룸 스튜디오), 박산하

 

 


 

 

낙동강 쌍절암 생태숲길 | 5.8㎞, 약 2시간 소요

 

낙동강 쌍절암 생태숲길은 볼거리는 물론 스토리가 풍부한 친환경 숲길이다. 유유하게 흐르는 낙동강을 따라 다양한 동식물이 자라고 있고, 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걷기 좋은 길을 만들었다. 임진왜란 당시 왜병들이 침범했을 때 낙동강으로 떨어져 정절을 지켰다는 두 연인의 스토리가 전해지는 쌍절암과 낙동강 해돋이가 환상적인 관세암 등을 둘러볼 수 있다. 낙동강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주막인 삼강주막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낭만도 즐겨보자.

 

낙동강 쌍절암 생태숲길 코스(전구간 도보로 이동 가능)

 

 


 

 

마음을 벗하며 걷는 길

 

5월엔 혼자보다 누군가 함께 걷고 싶어진다. 화사한 날, 길 위에서 나지막이 소곤거리며 마음을 나누고 싶은 것이다. 조금은 서늘해진 사람과 나란히 걷다 보면 마음의 동선도 겹쳐지지 않을까. 경북 예천의 낙동강 쌍절암 생태숲길은 둘이 걷기 좋은 길이다. 강을 향해 깊게 뿌리 내린 아름드리나무는 강과 나무 사이의 아득한 세월을 말해주는 것 같고, 깊은 숲에 드리워진 연하고 넓은 그림자는 마음에 여유로움을 품게 한다. 길은 두 사람이 걷기 적당해 같은 보폭으로 걸을 수 있다. 무엇보다 유모차와 휠체어가 다니기 좋을 정도로 경사가 완만하고 잘 닦여 있다. 길 위에 놓인 사람은 마음이 넓어지고, 그건 깊은 자연 속에 머무를수록 진해질 듯하다.

 

낙동강 쌍절암 생태숲길을 걸어가는 두 여인의 뒷모습 

누군가와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걷기 좋은 낙동강 쌍절암 생태숲길

 

 

2015년에 만들어진 낙동강 쌍절암 생태숲길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17 우리나라 걷기여행축제’ 봄 프로그램 13개 중 한 곳이다. 오는 5월 13일에 삼강주막에서 시작하는 코스는 가족과 친구는 물론 길 위의 벗들과 함께 걷기 좋다. 이번 생태숲길 걷기여행축제에서는 특이하게도 라디엔티어링(Redienteerring), 즉 라디오를 벗 삼아 걸을 수 있다. 길의 역사와 문화, 자연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걷는 것이다. 각 지역의 해설사가 들려주는 구수한 역사 이야기는 길 위의 풍경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고, 자신의 이야기도 라디오로 전송해 공유할 수 있다. 자연이나 역사에 관련된 재미있는 퀴즈도 마련되어 있다. 축제 당일, 오후 12시부터 2시까지 안동 MBC FM 91.3MHz 생방송을 통해 진행된다.

이번 걷기축제는 낙동강 700리에 마지막 남은 주막인 삼강주막에서 낙동강을 따라 걸어서 다시 돌아오는 코스다. 넉넉하게 2시간 정도면 느린 걸음으로 다녀올 수 있다.

 

100년 전 삼강주막의 풍경을 그린 그림 

100년 전 삼강주막의 풍경을 그린 그림

 

 

길의 시작, 삼강주막의 오전은 고요하기만 하다. 주막을 빠져나오니 낙동강변 삼강나루터 흔적이 보인다. 이곳은 내성천과 금천, 낙동강이 합류하는 오래된 나루터다. 서울로 장사하러 가는 배들이 낙동강을 오르내릴 때나 선비나 장꾼들이 문경새재를 넘어 서울로 갈 때, 반드시 거쳐 가던 길목이니 그 당시에는 매우 북적였을 터이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강을 이어주는 나룻배 두 척이 오갔는데 큰 배는 소와 물류를 수송했고, 작은 배는 15명가량의 사람을 태웠다고 한다. 오래된 삼강주막과 나루터를 뒤로하고 이제, 깊은 산자락을 품은 낙동강을 따라 걷는다.

 

 

낙동강의 자연을 품고 걷는 길

 

강을 따라 30분쯤 걸었을까. 거대한 벚나무 아래로 데크가 등장한다. 데크는 자연을 해치지 않고 만들어진 것이 인상적이다. 데크 위로 바위가 불쑥 튀어나왔으면 깎지 않았고, 나무가 기울어졌으면 그 나무 모양 그대로 만들었다.

발걸음마다 다른 나무들을 볼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데크 중간중간 분홍 꽃잎으로 물들인 산벚나무는 도시에서의 벚꽃과는 다른 멋이 있다. 곧 짙은 향기를 퍼트릴 아카시아도 군데군데 심겨 있다. 5월이면 하얀 꽃이 만개하는 층층나무와 황록색 꽃을 틔우는 화살나무 등도 볼 수 있을 터였다.

 

낙동강 쌍절암 생태숲길은 나무 데크로 만들어져 걷기 편하다 

낙동강 쌍절암 생태숲길은 나무 데크로 만들어져 걷기 편하다

 

곧 낙동강전망대에 닿았다. 전망대에는 쉬어갈 수 있는 벤치와 발아래로 낙동강이 펼쳐져 있는 유리 데크가 있다. 맑은 날이면 투명한 강으로 유유히 거슬러 오는 은어와 잉어, 메기 등을 볼 수 있다. 비늘이 가지런하고 가늘고 긴 자태를 뽐내는 것이 은어, 노란빛을 띤 갈색 물고기가 잉어다.

길 곳곳에 데크에 툭 튀어나온 바위들을 볼 수 있는데, 큰바위얼굴부터 물개바위, 자라바위 등 다양한 모양의 바위들이다. 닮았는지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1㎞ 정도 걸었을까. 관세암이 등장한다. 절벽에 지어진 듯한 작은 암자는 고즈넉한 분위기로 지금까지 첩첩산중에 그 맥을 이어 오고 있으리라.

 

나무데크 길에서 손으로 하트를 그리며 사진을 찍는 여인 

봄 햇살, 봄빛 가득한 길을 걷는다

 

길 위에서 볼 수 있는 나무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안내판 

길 위에서 볼 수 있는 나무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안내판

 

 

걷다 보니, 금세 쌍절암에 도착했다. 1592년 임진왜란 때 왜병들이 이곳 동래 정씨 집성촌에 침범했는데, 당시 사재감 참봉 정영후의 부인 청주 한씨와 시누이 처녀가 따라오는 왜병을 피해 손을 잡고 절벽 아래 낙동강으로 투신했다고 전해지는 애환이 스민 곳이다. 그 후 27년 뒤인 1619년, 비문을 짓고 쌍절각을 세웠다. 정자에서 바라본 낙동강은 한반도 모양으로 굽이쳐 있어 오래도록 바라보게 된다.

 

쌍절암을 올라가면 볼 수 있는 정자(大同亭) 

쌍절암을 올라가면 볼 수 있는 정자. 그곳에서 내려다본 풍경이 예쁘다

 

 

우리네 정을 품은 이야기가 있는 곳

다시 삼강주막으로 돌아가는 길, 비룡교와 그 뒤에 펼쳐진 병풍 같은 산에는 안개가 드리워져 있었다. 다시 삼강주막에 닿자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노곤해진다. 100년 전에 지어졌다는 주막의 좁은 방이 그대로 남아 있다. 방 2개에 부엌과 마루가 딸려 있는데 문은 모두 일곱 개, 비밀 공간인 다락방도 있다. 부엌 벽엔 외상 장부가 있는데 손님이 어디서나 쉽게 들어오고, 술상도 편하게 내기 위해 만든 것이다. 주모가 부지깽이로 그어 놓은 짧은 선은 막걸리 1대포, 긴 선은 막걸리 1대다. 또 사공과 일반인은 따로 적어 놨는데, 술을 많이 마시는 사공은 막걸리 3대포에 한 개의 선을 그었단다.

 

삼강주막을 구경하며 사진을 찍는 사람 

주막 나무 테이블에 잘 차려진  한상(막걸리, 파전, 두부, 김치, 양념장)

막걸리 한잔하며 쉬어갈 수 있는 따뜻한 공간, 삼강주막

 

60년 동안 주막을 지켜온 주모는 없지만 마을 주민들은 손수 빚은 막걸리로 주막을 이어 오고 있다. 봄에 와서 술을 마시고 외상을 달고 가을에 갚았던, 깊은 정을 느낄 수 있다. 오는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삼강주막에서 ‘주막에서 만나는 삶의 여정’이라는 축제가 열린다. 이날도 많은 이들로 북적이며 그때의 정을 나누게 될 테다. 신록이 짙어지는 계절에 다시 찾고 싶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길을 걷고 술을 나누며 울창한 여름을 즐기고 싶다.

 


 

예천 가는 길

 

KTX

예천역에 정차하는 경북선 상·하행이 평일 3번, 주말 4번 운행한다.

금요일을 제외한 경북관광 순환열차도 하루 한 차례 다닌다.

예천역 054-652-7788

 

버스

서울 동서울터미널과 센트럴시티, 성남, 수원(충주), 대전, 대구, 청주, 부산(지보·안계),

마산, 포항 등에서 타고 예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리면 된다.

예천시외버스터미널 054-654-3798

 

예천 내 교통편

예천여객 054-654-4444

 

 

※ ‘걷기여행길’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매달 선정하는 걷기 좋은 길 10선 가운데 한 곳을 골라 소개합니다.

걷기여행길 10선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종합안내포털(www.koreatrails.or.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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