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관광산업 엿보기

③프랑스에서 한국 스마트관광의 미래를 엿보다

정보통신기술(ICT)이 발달하면서 관광도 ‘스마트’해지고 있다. 선진 관광도시들은 날로 눈부시게 발전하는 기술을 활용해 세계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적극적이다. 유럽의 대표 스마트관광도시인 프랑스 파리를 찾아 우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해봤다.

     에디터 박은경  글 윤재웅(해외스마트관광팀), 안성진(일본팀), 서동민(국내관광마케팅팀)  사진 Shutterstock.com

프랑스 파리는 유럽의 대표적인 스마트관광도시다. 그 바탕에는 ‘누마(NUMA)’와 같은 다양한 벤처기업 양성기구가 있다. 누마(NUMA)는 ICT 관련 스타트업 기업들을 인큐베이팅하는 특별 기구다. PT 등 복잡한 심사절차 없이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창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메일을 통해 신청을 받고, 우수한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평균 1만3000유로(약 1700만원)를 지원한다. 지원금은 창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반납해야 하지만, 실패해도 반납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 즉, 도전적으로 창업에 뛰어들 수 있는 사회적 구조가 형성돼 있는 셈이다.

누마(NUMA)는 공유 오피스의 역할도 수행한다. ICT 관련 스타트업 담당자들이 자유롭게 방문해 정보를 교류하고 아이디어 발굴에 머리를 모은다. 또 헤드헌팅의 창구로도 활용된다. 실제로 애플, 구글 등의 인사 담당자가 인재 채용을 위해 누마(NUMA)를 방문하기도 했다.

                                       누마(NUMA)는 ICT 관련 스타트업 기업들의 커뮤니티 허브 역할도 담당한다

파리가 스마트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한 데는 여행자 중심의 ICT 운영도 한몫했다. 기술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드는데, 파리는 관광객을 위한 친화적인 서비스 제공에 집중한다. 그 예로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공공자전거 대여 시스템 ‘밸리브(Velib)’를 들 수 있다. 밸리브는 자전거 대여 서비스는 물론 여행자들을 위한 자전거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관광객들은 밸리브가 마련한 다양한 투어 중 하나를 선택해 자전거를 타고 파리를 둘러본다. 다시 말해 기술 개발에서 그치지 않고, 관광객에 포커스를 맞춘 서비스 발굴로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공공자전거 대여 시스템 ‘밸리브’

                             밸리브는 자전거 대여 서비스는 물론 여행자들을 위한 자전거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는 ICT 발전지수 세계 1위로 우수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나 공유 오피스도 존재한다. 다만 관광산업 등 유관산업과의 연계가 미비한 실정이다. 이제는 기술적 우위 선점에서 벗어나, 기술의 활용을 통한 관광 활성화에 초점을 맞출 때다. 아울러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망설임 없이 창업에 뛰어들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 창의적인 인재의 용기 있는 도전이 결국엔 스마트관광도시로 향하는 핵심 원동력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