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초롱 지난호

투어 스토리

발행호 403 호

2010.08.30

[여행+맛]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한국 전통음식에서 결코 이것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지 않을까. 인생길에서 크고 작은 일이 생길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해 우리를 축하해주고, 또 위로도 해주었던 떡.


 

한국 전통음식에서 결코 이것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지 않을까. 인생길에서 크고 작은 일이 생길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해 우리를 축하해주고, 또 위로도 해주었던 떡. 요즘엔 달달한 밀가루에 제 역할을 뺏긴 듯도 하지만 어른들에게는 여전히 빵보다는 떡인 모양이다. 떡은 오랜 세월 켜켜이 쌓아 온 이야기도 함께 품고 있기 때문이리라. 시원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온다. 가을이 다가온 모양이다. 오는 한가위는 구수한 메밀떡 건네며 가족, 친지와 모여 오붓하게 보내도 좋을 듯하다.

editor 박지영 출처『우리 고장 맛이야기』



 

강원 평창 메밀전병

총대를 닮은 맛있는 ‘총떡’

강원도 평창군은 대관령 서쪽 고원지대에 자리 잡고 있어 평균 해발고도가 600미터 이상 된다. 이효석문화마을, 대관령 양떼목장, 허브나라 농원, 삼양목장, 한국자생식물원, 흥정계곡 등 둘러볼 곳이 가득하다. 이효석문화마을은 이효석의 소설『메밀꽃 필 무렵』속 등장인물인 허생원과 성씨 처녀가 인연을 맺은 물레방앗간, 허생원이 지친 몸을 쉬어 가던 주막인 충주집을 비롯해 소설 속 주요장면을 잘 재현해 놓은 곳이다. 이효석의 소설『메밀꽃 필 무렵』에는 허생원과 동이, 조선달이 대화 장에 가기 위해 팔십 리 길을 밤새 걸어가는 정경이 펼쳐진다. ‘산허리가 모두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라는 그 유명한 대목처럼 평창은 예로부터 메밀 천지였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 아래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이 마치 시냇물 같아서, 취객들은 바짓가랑이를 걷고 메밀밭을 지나가곤 한다는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다.

이렇듯 메밀이 흔하다 보니 평창 사람들은 메밀음식을 입에 달고 살았다. 명절 때나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면 반드시 메밀묵을 만들어 먹고, 차례상에 메밀전이 빠지면 헛제사를 지냈다고 했을 정도. 산업화 이후, 궁핍했던 형편이 조금씩 나아지면서 메밀전에 신김치, 당면, 볶은돼지고기 등을 넣어 돌돌 말아 밥 대신 먹었는데, 이것이 바로 총대처럼 길다고 해서 ‘총떡’이라고도 불리는 메밀전병이다. 타지의 친인척이나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을 때도 이 메밀전병을 숭덩숭덩 썰어 별식으로 내놓았다. 요즘도 평창 봉평면에 가면 음식점마다 메밀전병을 구워내는 냄새가 진동한다.

평창의 메밀경작지는 전국 최대 규모다.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가을에는 봉평 메밀축제도 열리고 전국 각지에서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메밀밭의 정취를 만끽하며 메밀음식을 맛본다. 메밀전병을 비롯해 메밀국수, 메밀전, 메밀묵, 메밀과자, 메밀주스까지, 메밀로 만든 음식은 종류도 맛도 상상 이상으로 다양하다. 가난한 시절 평창사람들에게 메밀은 쌀보다 고마운 식량이었지만, 요즘에는 칼로리가 낮아 많이 먹어도 부담 없는 다이어트 음식으로 오히려 더 인기를 끌고 있다.

메밀동동주는 찹쌀과 메밀을 5대 5의 비율로 섞고 솔잎을 넣어 고슬고슬하게 쪄낸 후 미리 빻아놓은 누룩가루와 물엿을 부어 발효시킨다. 달짝지근한 맛과 구수한 맛이 어우러져 메밀전병이나 묵무침에 곁들여 먹으면 좋다.

● 문의

평창군청 033-330-2000 www.happy700.or.kr
 

● 음식점

봉평미가연 033-335-8805 / 진미식당 033-335-0242 / 옛골 033-336-3360
현대막국수 033-335-0314 / 메밀먹거리 033-335-0203 / 풀내음 033-335-0034

고향막국수 033-336-1211 / 원미식당 033-335-0592 / 물레방아 033-336-9004

 



 

인천광역시 옹진 짠지떡

어려운 시절이 선물한 별미

1995년 인천광역시에 편입된 옹진군은 백령도, 대청도, 덕적도, 승봉도, 연평도 등 인천 앞바다에 흩어져 있는 아름다운 26개 유인도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섬은 천연 해수욕장 등 수려한 자연환경을 갖추었고, 해산물도 풍부해 해양 관광지로 잘 알려져 있다.

이중 백령도의 사곶해안은 폭이 약 100미터에 이르는 고운 모래사장으로 유명하다. 비행기 활주로처럼 드넓게 펼쳐져 있는데, 실제로 6.25전쟁 때 이곳을 비행기 활주로로 사용했으며, 세계에서 두 곳뿐인 천연 비행장이라고 전해진다. 사곶해수욕장 옆에는 콩알 크기만큼 작은 조약돌이 깔린 해수욕장도 있다.

옹진군 백령도에는 강원도 평창군 봉평의 메밀 못지않게 빛깔이 곱고 알이 굵은 메밀이 있다. 요즘에야 농업기술의 발달로 벼농사가 잘 되어 ‘한 해 심어 3년 먹을 쌀을 쌓아둔다’는 곳이지만, 양식이 부족해 보리를 베어낸 밭에 메밀을 심었던 시절까지만 해도 메밀은 백령도의 주식이었다. 백령도는 지금도 북한 땅 장산곶과는 약 10킬로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닭 울음소리까지 들릴 정도다. 그러나 전쟁 후 남한 땅이 된 백령도는 인천에서 빠른 배를 타고도 4시간 30분 이상 가야 도착할 수 있는 낙도가 되었다. 따라서 육지를 향한 향수는 더욱 깊어지고 쌀도 더 귀해졌다.

짠지떡은 이러한 백령도의 지리적 여건과 배고픈 섬사람들의 애환이 그대로 담긴 전통음식이다. 짠지는 백령도에서 김치를 가리키는 별칭. 짠지떡은 떡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황해도식 만두인데, 아주 큼직한 것이 특징이다. 찹쌀을 약간 섞은 메밀가루로 피를 만들고, 거기에 묵은 김치와 맛좋은 백령도 굴이나 홍합을 섞어 만든 소를 넣은 후, 구수한 참기름을 발라 구운 뒤 간식거리로 먹었던 게 바로 짠지떡이다. 쫄깃하면서도 시큼하고 고소한 맛이 나는 짠지떡에 좁쌀 막걸리 한 잔을 걸치면 섬 생활의 외로움을 모두 잊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산업화 이후 쌀을 비롯한 환금성 작물의 재배가 늘면서 돈이 되지 않은 메밀을 재배하는 농가가 줄어들었다. 다행스럽게도 요즘은 백령도에 다시 메밀 생산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인천 등 수도권으로 터전을 옮긴 백령도 메밀전문식당들이 유명세를 타는 바람에 옹진군에서도 백령도에 메밀재배를 적극 장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령도에 메밀밭이 늘면서 짠지떡도 예전의 자리를 되찾고 있다. 

또 백령도산 까나리액젓은 해양수산부장관이 전통식품으로 인정한 것이다.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근해 청정해역의 깨끗한 모래밭에서 서식하는 까나리를 잡아 1년간 숙성시키면 액젓이 된다. 칼슘, 단백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고, 일곱 가지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며 비린 맛이 적다.

● 문의

옹진군청 032-899-2114 www.ongjin.go.kr

 

● 음식점

두메칼국수 032-836-0245 / 시골칼국수 032-836-1270

옹진냉면 032-836-9998


 
 



위 내용은 한국관광공사에서 발행한 '우리 고장 맛 이야기'라는 책자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이 책은 '대한민국 대표음식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정식 출판되어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는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전국 170개 지역별 대표 음식과 인근 관광명소 및 특산물, 음식점 정보 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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